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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병걸 Nov 04. 2023

I am 배회중. Next time 또 서울

강제 서울 여행

지방에 살면서 서울 출장은 처음에는 좋았다. 63 빌딩이 보이면 왠지 설레고, 시골 은행에만 앉아있다가 서울에서 많은 사람들을 보면 살아있음을 느꼈다. 괜히 관광지나 명동 등을 배회하다가 내려갔다.

국립중앙박물관 연못

그런데, 팬데믹이 끝나고 기차가 항상 만석이 되고 갈 일이 잦아지니, 사람 마음이 늘 간사하듯 슬슬 귀찮아진다. 특히나 갑자기 잡힌 금요일 오후 일정은 열차표가 없어 더욱 힘들다.

코레일과 SRT 앱을 열어두고 하루 종일 새로고침 한 끝에 아침 일찍 가서 저녁 늦게 돌아오는 표를 구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아침 일찍 서울에 가니 약속 시간인 오후까지 기다려야 한다. 약속이 서초구이니 서울역과 중간쯤인 박물관에 갔다. 경주 박물관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신라 유물만 보다 각 시대의 유물이 모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의 관람은 흥미로웠다. 물론 경주 사람인지라 신라관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지만 조선 백자 등을 보며 교과서에서만 보던 유물들을 보니 신기했다. 박물관 건물 자체도 웅장하고 주변 자연과 잘 어울렸다. 야경 맛집이라 하고 약속 시간 때문에 금방 나와서 아쉬워, 다음에 아이들을 데리고 꼭 다시 오고 싶다.

광화문 광장

오후 일정이 끝나고 밤늦은 기차시간까지 기다려야 하기에 고민을 하다 광화문에서 서울역까지 걷기로 생각했다. 경주에도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오지만 서울은 확실히 더 많은 나라에서 다양한 관광객이 보인다. 귀에 일본어 영어 중국어 등이 들린다.

숭례문

교보문고에서 책을 골라 가방에 넣곤 다시 걷기 시작해 남대문을 향했다. 그때 비가 너무 많이 와 지하차도로 피했는데 깜짝 놀랐다. 노숙자 분들이 많아 겨우 지나갔다. 서울 시민들이 왜 안 내려갔는지 이해가 됐다. 지상의 화려함과 다르게 지하의 빈곤함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강제로 한 짧은 서울 여행이지만 나름 보람차고 행복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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