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아끼고 좋아하는 시집을 다시 꺼내 들었다. 좋아하는 작가가 자신의 취향을 듬북 담아 인간의 어두운 면이 아닌 사랑과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들을 엮어 시집으로 만들었다. 난 이 시들이 있어 행복하다. 시를 읽으며 벅차오르는 사람이 되고 싶다던 어린 나는 이제 시를 읽을 때 벅차오르는 어른이 되었다. 마음에 벅찬 감정을 깨우치기까지의 고통을 동반한 여정은 전혀 망각한 체 말이다. 어리고 작던 나는 그저 시를 머리로 읽는 사람이 아닌 마음으로 시를 읽는 사람의 아우라에 반해 그런 어른이 되길 만연히 바랬다.
정말로, 어린 내가 바라던 데로, (아직은) 내가 좋아하는 이 시집 한정적으로 벅차오름을 느낀다. 때와 시기에 따라 읽고, 이전엔 느끼지 못한 것들이 마음에 남고, 보인다. 문학, 에세이등 다양한 장르의 읽는 것은 간접적으로 타인의 삶을 경험하고, 누군가 이미 경험한 삶 혹은 다양한 타인의 삶을 세밀한 감정을 담아 보여주기에 인간 개인의 식견을 넓혀 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독서를 좋아하고, 책을 사랑한다. 하지만 시는 논외였다. 시는 화자보다 독자가 준비가 되어야 읽을 수 있는 장르였다.
각기 다른 각자의 삶 속에서 일어나는 사랑과 아픔의 여정을 할 때, 비로소 시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비단 애로스적인 사랑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를 얼마나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사랑하고 있는지, 친구나 가족 그리고 그저 생명을 지닌 모든 것을 향한 사랑할 준비가 되어있는지 등 모든 사랑을 말한다.
이젠 시를 사랑한다고, 시를 읽을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나의 삶이 시로 안 해 조금은 더 풍요로워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