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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어가 몸을 풀면 바다도 와서 눕는다

- 남대천 개화 / 김진길

by 시시한 삿갓

남대천 개화

김진길


봄꽃의 북상보다 반걸음 먼저 왔나

남대천 보를 넘는

필사의 귀어 행렬

황금빛 곡예의 꽃이 허공에 피고 진다


역행은 말 그대로 목숨 거는 일이건만

물살을 거스르며

기진의 숨 ‘음-파-음-파’

꽃무리 밀어 올리는 대오의 힘 불끈하다


찢겨 나간 지느러미, 비늘마다 불꽃 이는

투쟁도 저런 투쟁,

경외에 들다 보면

마침내 얕은 자갈밭, 상류가 길을 연다


황어가 몸을 풀면 바다도 와서 눕나

여울마다 알의 폭죽,

긴 여정이 출렁이고

충혈된 노을 눈빛에 진달래 절로 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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