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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지네언니 Sep 17. 2023

230911-17

허리치료, 먹거리 문제, 나이 들기, 주말에 나가기 챌린지, tv 교체


벌써 한 달째 허리 이슈. 결국은 주사 치료까지 갔다. 치료 소감은 진짜 너무 싫다-다. 허리에 주사가 꽂히는 그 느낌, 엉덩이랑 허벅지, 종아리에 주사 맞을 때 발가락 끝까지 저릿한 그 불쾌함. 근데 맞고 난 후 통증이 눈에 띄게 가셔서 네 번 올출 했다. 통증이 가시니까 또 슬슬 자세가 흐트러지는 거 같긴 한데, 매일같이 허리 수술 이천만원!!!!을 외치며 각성 중이다.


너무 먹고 싶어서 오랜만에 사 먹었다. 뉴스가 뭐라고 떠들든 나는 불안해서 해산물 먹기 싫다. (아무 문제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불안하라고 강요하지 않습니다.) 인체에 무해한 수준이라면 지네 나라 강물에 풀어야 한다는 생각도 변함이 없다. 애초에 원전 반대주의자라 원전에서 나온 연구도 안 믿는다. (믿는 건 자유니까 옳다고 생각하면 믿으면 됨.) 나는 2세 계획이 없어서 애들 걱정은 없지만 깨끗하게 살다 잠들듯이 죽겠다는 내 꿈에 방해가 될까 겁난다. 어차피 다 가려낼 수는 없겠지. 소금도 멸치도 안 먹고 살긴 어려우니까. 대체 방안을 찾아서 노력하겠지만 어려울 거란 것도 안다. 누군가는 유난이라고 다 잘 먹고 잘 산다고도 하겠지. 네네, 저는 모든 분들의 의견을 존중합니다. 나한테 강요만 안 한다면요. 근데 나 코로나 때도 유난이란 얘기 들었던 적 있다. 마스크 쓰고 출근하니까 죽을까 봐 겁나냐고 웃었던 사람들이 일주일 지나니까 마스크 두 겹씩 쓰고 오더라.


진짜 노령화사회가 오고 있구나-라는 걸 실감한 날. 나이 먹어서 뭐 해먹고 살지 고민하는 게 나만이 아니란 것에 안심을 해야 할지, 더 불안해졌다고 해야 할지. 예전에는 나이 들면 자식의 부양을 받으며 사는 게 당연했겠지만 지금은 당장 나부터도 부모님 부양은커녕 나 먹고살기도 벅찰 지경이다. 매달 일정한 수입이 보장되는 직업이 아니라 더 불안한 것도 있다. 거기다 흔히 말하는 4대 보험도 보장되지 않는 직업. 언제 잘려도 실업 급여는커녕 같은 업계 아니면 어디 가서 써먹지도 못하는 업종. 그래서 나도 한 때는 저런 책들을 열심히 찾아 읽곤 했었다. 근데 저런 책의 주인공들은 다들 어렵다어렵다 하지만 결국은 다 기본이 있는 사람들이더라고. 퇴직금이 있거나 대기업 경력이 있거나 하다 못해 좋은 대학 간판이라도 있는 사람. (그 사람들의 의견을 폄하하려는 게 아니라 나와는 경우가 다르다는 걸 확실히 하기 위한 자기 객관화다.) 근데 어째 나는 저만큼 열심히 안 해서 못 살았으니 앞으로를 위해 뭐라도 해야지.


주말에 집에만 있으니까 자꾸 시들어가는 거 같아서 일부러라도 나갈 일을 만든다. 도서관에서 책 빌리면 반납하러라도 가야 되니까 적어도 이 주에 한 번은 나가겠지. 빌려 놓고 안 읽고 반납할 때도 많은데 그래도 도서관 가서 책 보고 사람들 보고 하는 건 좋다. 할아버지도 계시고 애기들도 오고 공부하러 와서는 연애만 하고 가는 중고딩들도 있다. 남들 사는 거 보면 생기까지는 아니라도 물기 정도는 얻어오는 거 같아서 기분전환이 된다. 언제 실패할지 모르는 챌린지이지만 이번에는 좀 오래가보자.


와중에 돈 들 일은 자꾸 생긴다. 돈이 없는데 tv는 바꿔야 하는 일. 근데 아무리 대기업 가전이라도 10년 넘게 쓰니까 패널이 맛이 가더라고. 혼자 사는 집에 tv마저 없으면 절간 같으니 발품 팔고 손품 팔아 최저가를 찾았다. 중소기업이랑 대기업이랑 엄청 검색해 봤는데 결국은 믿고 사는 대기업으로 정했다. 기사님이 와서 설치해 주시고 불량 확인까지 바로 가능한 게 마음이 편한 건 사실이라. 돈 쓰기까지가 망설여지는 거지 기왕 쓸 바에야 제대로 아깝지 않게 써야지. 십만 원짜리 사서 오만 원어치 쓰느니 오십만 원짜리 사서 그 값어치 하는 게 내 쇼핑 지론이다. 큰돈 썼으니 한동안 점심은 김밥, 저녁은 삼김 당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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