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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나도 사람이다
Dec 20. 2024
엄마, 오늘 선생님께서 뭐라고 하신 걸까요?
아들의 바른 성장을 위한 고민
엄마인 나도 궁금하다.
우리 아들 말로는 이렇다.
정규수업이 끝나고 늘봄교실로 향했고, 책상에 앉아 하루 쓰기 공책을 꺼냈다.
(하루 쓰기
공책은 일기장과 비슷하다.)
일기를 쓰고 있었는데 담임 선생님이 2반 선생님과 함께 들어오셨다.
이때, 아들의 말을 끊고
문득 궁금해져서 물었다.
"
친구들은 뭐 하고 있었어?"
"친구들은 그냥 놀고 있었어요."
"아들은 일기 쓰고 있었고?"
"네~"
뒤이어 아들 녀석은 상세하게 그때 상황을 조곤조곤 알려주었다.
"갑자기
담임 선생님이 2반 선생님한테 저를 가리키면서 쟤 가요~ 우리 반 앤 데요~ 뭐라 뭐라 뭐라 했는데 2반 선생님이 2학년 올라갈 준비가 다 된 거죠~ 했어요."
"아~ 2반 선생님께서 아들보고 2학년 올라갈 준비가 다 된 거라고 하셨다고? 엄마 생각엔 칭찬 같은데~?^^"
고민할 필요를 못 느꼈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좋은 뜻이라 전했지만 아들 녀석은 꽤 진지했다.
"궁금한데 물어보기 부끄러워서 못 물어봤어요. 우리 담임 선생님은 뭐라고 하셨길래 2반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하셨을까요?"
글쎄.. 엄마의 입장에서 아들이 내뱉은 말에 어떠한 불쾌함도 없었던 걸로 보면 긍정적인 말씀을 하신 것 같은데.. 아이가 신경 쓰고 있는 모습을 보니 아이들 앞에서 보인 선생님들의 언행이 살짝 아쉬운 마음이 든다.
아들 녀석이 어제 하교한 이후부터 잠들기 전, 그리고 오늘 아침까지도 엄마와 출근하는 아빠를 붙들고 계속 같은 말만 반복한다.
아들 녀석이
무척 궁금해하니까 별 뜻이 없을 것 같던 이야기도 고민하고 또 고민하게 만든다.
이게 뭐라고 선생님께 연락을 드리기도 뭐 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엄마의 마음을 알려주며 좋은 뜻으로 말씀하셨을 거라고, 자랑스럽다는 말 한마디 건네니 아들 녀석은 금세 빵꾸난 앞니를 드러내며 배시시 웃어 보인다.
"칭찬이겠죠? 담임 선생님이 좋게 봐주신 거니까 무서운 2반 선생님도 2학년 올라갈 준비가 다 된 거겠죠~라고 했겠죠?"
듣고 싶은 말을 알기에 아주 흐뭇해하며 아들 녀석에게 최고 잘하고 있다는 뜻이라 이야기해 줬다.
분명, 선생님들도 그렇게 생각하셨으리라 믿는다.
항상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상세히 설명을 해주니까 어떤 친구가 늘 말썽을 일으키는지, 어떤 친구가 똘똘한지, 어떤 친구가 말을 예쁘게 하는지 등등 알 수 있다.
하교할 때 마주치면 누가 누군지 대충은 알 것 같다.
혹시나 물어보면 백발백중 맞다.
함께 등하교를 책임지는 부모님들만 보아도 아이들의 성향을 잠시나마 엿볼 수 있는데, 다행히도 아들 녀석은 자기 주관대로 착하고 멋진 친구들과 어울리고 있었다.
아들의 생각하는 사고나 세계관이 확장되는 것을 느낄 때마다 학교라는 좋은 기관이 있어 든든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한다.
선생님에게 잘 보이고 싶은 나머지 눈치껏 행동하는 모습도 때로는 칭찬하지만 선생님의 말씀 한마디에 귀를 기울이고 하루가 지나도록 신경 쓰며 고민하는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다.
선생님들도 우리 아들과 같은 섬세하고 여린 학생들을 만나면 말씀을 가려서 하실 게 뻔하겠지만 혹여나 안 좋은 이야기를 듣고 오진 않을지 걱정되는 엄마의 마음도 긴장이 가득한 건 어쩔 수 없다.
우리 아들 녀석이 아무 생각 없이 학교 생활을 하는 건 아니구나 싶다가도 내가 초등학교 1학년때를 생각하면 참 아무 생각이 없었구나 싶고, 그때나 지금이나 비교를 할 순 없겠지만 아들 녀석은 자기 몫을 다 하며 사회생활을 하는구나 싶으니 안심이 되기도 한다.
당장 다음 주 월요일이
방학이다.
석면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라 방학기간이 굉장히 길다.
어떻게 아이와 두 달이라는 시간을 함께 의미 있는 방학을 보내야 할지 사실
두렵긴 하다.
지금 상태로는 엄마와 놀자판이 될 것이 분명한데.. 어제 아이가 한 말을 듣고 나니 나는 엄마로서 무엇을 가르치고 무엇을 신경 써줘야 할지..
괜스레
방심하고 있었던 틈을 타
고민하고 공부해야 될 순간이라고 경고하듯 빨간불이 켜진 것 같다.
방학.. 부모님들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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