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글을 쓰는 이유, 글을 쓸 수 있는 이유

소심한 사람이기에

by 오블


요즘 쓰는 글들은 일상에서 드는 나의 생각들.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대화를 나누고 싶었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런 이야기들을 가까운 지인들, 혹은 가족들과 공유하지 않고 글로 쓰게 되는 것은 내가 소심한 사람이기 때문인 것 같다.


나는 혼자 있는 것을 즐긴다. 그리고 혼자 있는 것이 편안하다.

어쩌면 그건 다른 사람과의 만남이 어려운 이유이기 때문이기도 하겠다.


오랜만에 연락온 지인과의 약속은 기쁘기도 하지만 날짜를 세어가며 그날을 기다리고, 당일이 되어 어떤 옷을 입고 나갈지, 무엇을 할지, 어떤 것을 먹을지 고민하는 것은 나에게는 조금은 피로한 일이기도 하다.


물론 막상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그 시간이 너무 즐거워 '다들 집에 돌아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사람들과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면 에어팟을 끼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돌아오는 그 고독을 즐기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혼자 있는 것이 편안한 나는 다른 누군가와의 약속을 스스로 잡는 것이 힘들다.

'혹시 나의 연락으로 인해 저 사람이 곤란하지 않을까?'

'사실은 쉬고 싶은데 내가 그 사람의 휴식을 방해하는 것은 아닐까?'


약속 장소에 나가서도

'이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나 때문에 먹는 것은 아닐까?'

'이런 얘기가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계속해서 드는 것이다.


이러한 나의 걱정은 15년 지기의 친구를 만날 때도 여전하다.

그래서 나는 나의 속 이야기를 가까운 지인들에게 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하지만 결국은 나 역시도 사람이기에 또 공감을 원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글을 쓰고, 영상을 만들고, 블로그를 포스팅한다.


시험이 끝난 후 갑자기 사회생활이 많아졌다.

오롯이 혼자 공부를 하고 있을 때는 이런저런 생각이 참 많이 들어 글로 풀어내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많은데, (앞선 두 글도 공부 중에 떠오른 생각들을 정리한 것이다.) 사람들을 만나고 그 속에 섞이게 되니 혼자 했던 생각들은 어느 순간 저 멀리 날아가고 현재만이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그렇게 되다 보면 글로 쓰고 싶었던 주제들도 생각이 나지 않고 그저 지금 먹는 음식, 대화에만 집중을 하게 된다.

그래서 글을 쓰기로 결심한 날은 의도적으로 사회에서 조금은 멀어지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게 된다.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고 싶어 글을 쓰면서도 또 글을 쓰기 위해 사람들로부터 멀어지려고 한다니 아이러니하기는 하지만, 글을 쓰는 것이 익숙해지고 글을 쓰는 근육이 생길 때까지 꾸준히 노력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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