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퇴근 후에 운동을 합니다.](7)
남자는 등으로 말한다나 뭐라나
운동을 하지 않거나, 이제 막 운동을 시작한 친구들과 모임을 가지면 항상 물어보는 것들이 있다.
"어깨는 어떻게 하면 넓어질 수 있어?" 라든가 "역시 남자가 어깨가 넓어야 멋있지?" 라든가 하며 어깨를 넓힐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물어보고는 한다.
그들의 마음은 아마 이럴 것이다. 배우 김우빈 씨 같이 태평양처럼 넓고 직각으로 떡 벌어진 어깨를 가지고 싶은데 운동으로 충분히 가능하겠지 하는 마음.
그러나 친구들에게 아쉽지만 그들이 물어볼 때마다 나는 이렇게 말한다.
"불가능."
물론 덩치가 커지고 어깨가 넓어진 것처럼 '보이게'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어깨만 넓어지는 운동 방법은 내가 아는 한 없다.
사람에게는 타고난 프레임이라는 것이 있다.
키, 얼굴 크기, 이목구비, 모발의 상태 등 유전적으로 전해지는 것들처럼 프레임, 즉 우리가 흔히 '덩치', 나 속된 말로 '떡대'라고 부르는 것도 유전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영역이다.
누군가는 별다른 운동을 하지 않아도 지하철에서 옆사람에게 민폐를 끼칠 것 같은 거대한 프레임을 가지고 있는가 하면,
누군가는 아무리 필사적으로 운동해도 '운동 많이 한 어좁이(어깨가 좁은 사람을 낮추어 부르는 말)'가 되기도 한다.
어떻게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는가 하면, 나 또한 운동 많이 한 어좁이에 속하는 부류이기에 그렇다.
나는 키도 작고, 타고난 프레임도 작아서 아무리 운동을 해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커진다는 느낌을 받기가 어려웠다.
유튜브를 보며, 혹은 운동 잘하는 친구나 군대 선임들에게 물어보며 프레임을 넓힐 수 있는 운동을 많이 했지만 결국 타고난 자들과는 한계점 자체가 달랐다.
지금이야 그저 운동을 할 수 있음에 만족하고 하루하루 감사하며 살고 있지만 운동을 시작할 당시에는 내 한계점이 명확히 보이는 것 같아 은근히 마음에 걸렸다.
그렇다면 정말 태생적으로 타고난 부분은 바꿀 수 없을까?
아무리 운동을 해도 프레임이 고정되어 있으면 운동을 해야 할 이유가 크게 줄어드는 것 아닐까?
다행히 프레임을 넓힐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 방법은 측면 어깨를 미친 듯이 강화하여 대포알처럼 만드는 것도 아니고
벌크업을 하여 몸의 크기를 키워버리는 것도 아니다.
핵심은 '등'을 넓히는 것이다.
상체에서 가장 매력적인 부위가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사람마다 의견이 갈리겠지만, 나는 단연코 '등'이라고 말하고 싶다.
중학생 시절 한창 빠져있던 애니메이션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를 보며 스토리보다는 '아처'의 등에 감탄하고는 했으니, 나는 넓고 두터운 등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인가 보다.
등에는 여러 근육 부위가 존재한다. 승모근, 대능형근, 소능형근, 광배근, 척추 기립근 등 여러 부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우리의 등을 이루고 있다.
각 근육들은 목적과 가동 범위, 움직이는 방향이 다르기에 각자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주어야 한다.
나는 엄연히 아마추어이기에 프로 선수들처럼 근육의 자극을 세밀하게 느끼며 조절하거나,
상부, 중부, 하부로 나누어 목표 지점에 부하를 줄 수 없다.
그래서 나는 등을 넓히는 운동, 등의 두께를 보강하는 운동 두 가지로 나누어 진행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우선 전체적으로 등을 활성화해주기 위해 풀업, 일명 턱걸이를 진행한다.
총 5세트를 진행하는데, 첫 세트는 자세를 신경 쓰지 않고 당길 수 있을 만큼 당기는 편이다.
두 번째 세트부터는 5kg~10kg 원판을 달고 중량 풀업을 진행한다.
이때부터는 폭발적으로 당기고 천천히 광배근을 늘어뜨리는 감각에 집중하며 수행한다.
등이 적절하게 데워졌다면, 다음은 데드리프트를 10세트 정도 수행한다.
데드리프트는 등 전체와, 하체의 햄스트링 등 인체의 후면을 말하는 후면 사슬 전체를 강화하고, 체간의 안정을 위해 중요한 코어 근육을 단련하기에 아주 좋은 운동이다.
나는 60kg 20회, 80kg 12회, 100kg 12회, 120kg 12회, 140kg 10회, 160kg 10회, 170kg 8회, 180kg 5회, 140kg 10회, 140kg 10회 이렇게 점진적으로 무게를 높이고 마지막에 조커 세트를 가져가는 식으로 수행한다.
160kg로 10회 수행할 때까지는 컨벤셔널 데드리프트로 진행하고 그 이후 무게에서는 스모 데드리프트로 약간의 치팅을 허용하고는 한다.
이렇게 하고 나면 이미 근신경계가 타오르듯이 활성화되어 이미 메인 운동을 끝났다고 봐도 된다.
그 이후에는 보조 운동으로 와이드 그립 랫풀 다운, 클로즈 그립 랫풀 다운, 하이 로우 머신, 로우 로우 머신을 진행한다.
사실 분류가 정확하지는 않지만 이 4개의 보조 운동을 진행할 때, 폭발적으로 당기고 이완시 광배근이 길어지는 것을 의식하기에 내 멋대로 등이 넓어지는 운동이라 정했다.
다음은 등의 두께와 기립근을 길러주는 보조 운동을 진행한다.
바벨로우, 덤벨 로우, 시티드 로우, 하이퍼 익스텐션으로 이어지는 운동에서는 수축에 신경 쓰며 목표 지점을 끝까지 조여준다는 느낌으로 진행한다.
이것 또한 정확하지는 않다. 어차피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인데 뭐.
아무튼 마지막으로 암풀 다운을 진행하며 등을 최대한 늘려주며 마무리를 한다.
다른 부위를 운동할 때는 이렇게 정성스럽게 하지는 않는다.
보통 볼륨을 채우는데 급급하며 수행하는데, 아무래도 등에 매력을 느끼다 보니 더욱 신경을 쓰는 것 같다.
운동에는 정답이 없다고 한다. 다만 바르지 않은 길은 있다.
내가 하는 방식이 적어도 오답은 아니길 바라며 오늘도 단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