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 많은 장미, 이젠 꽃피울 수 있기를.
효녀딸 막내딸에게,
정성으로 보내준 너의 편지 카-드 잘 받았다.
편지통을 뒤졌을 때 네가 보내준 커다란 빨간 봉투 정말 정말 흐뭇했단다.
엄마가 살아가는 보람 행복감 한꺼번에 새삼 되찾은 것 같은 기분, 이 기분 누가 알랴.
보통 가정에서 부모 자식 간에 주고받는 편지보다 우리 3 모녀 주고받는 편지 내용은 다른 가정에서 느낄 수 없는 느낌...
우린 누군가 우리 주위를 살짝 숨기며 혼자만이 살짝 펼쳐보는 짜릿한 느낌을 맛보는 즐거움도 때로는 괜찮은 것 같애. 한없이 자랑하고 싶으면서도 말 못 하고 엄마 혼자만이 훌륭한 두 딸을 소유하고 간직하고 있는 이 행복 정말 안 먹어도 배부르단다.
엄마 걱정일랑 돈 걱정일랑 조금도 말고 꿋꿋하게 명랑하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가 주길 바란다.
지금 시간 밤 3시! 너희 둘 생각에 잠이 오지 않아 이렇게 펜을 들었단다.
모녀 상봉하는 날까지 안녕.
멀리서 엄마로부터 1993. 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