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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ooty Addicts Oct 24. 2023

테드 라소 실사판

영국 축구 분석관 일상 

박사와 일을 병행 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만은 않은거 같다. 사실 그와중에 브런치에 글을 쓴지 오래됬다는 압박감은 다시 글을 쓰게 만든다. 


일하면서 신기한 일이 많이 생긴다. 지금 까지 8번의 리그 게임을 치르는 동안 4승 3무 1패로 현재 3등에 위치 해있고 일등인 선더랜드 와는 3점 차로 언제나 뒤집을수 있는 상황이다. 6라운드 버밍엄 전에는 분석을 다끝내고 쉬고 있었는데 버밍엄에서 갑자기 최유리와 조소현을 영입 했다고 발표하는 바람에 같은 한국인 선수 두명을 경기하루전에 분석해야했다. 다행히 두 선수는 경기를 뛰지 않았고 찰튼이 1대영으로 승리 해서 기분좋게 3점 챙겨서 런던으로 돌아왔다


버밍엄전 이후로는 선수들이 점점 우리가 추구하는 전술에 대해서 이해를 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고 나서 바로 저번주 일요일 크리스탈 팰리스 전이 왔다. 


나는 사실 이 경기를 굉장히 고대 하고있었다. 팰리스는 단지 지역라이벌일 뿐만아니라 우리팀의 자원을 자꾸 빼가는 대기업의 횡포 같은 느낌이다. 아무래도 자금이 우리보다 많기 때문에 연봉을 더 많이주는거 같다. 이번시즌 시작하기전 우리팀 코치 였던 Laura Kaminski를 팰리스에서 데려가서 감독으로 선임했다. 

로라는 감독과 토트넘에서 부터 같이 일한 코치 였다. 그래서 감독, 로라 그리고 수석코치인 리티쉬 까지 세명의 케미는 진짜 테드라소에서 나오는 그 삼인방 느낌 그자체 였다. 세명 모두 박식하고 프로페셔널 했기 때문에 나는 일나오는 거 자체가 배움 그자체 였다. 내가 특별히 로라에게 애착이 있었던 것은 잘해줄 뿐만 아니라 스포츠 코드도 다룰줄 알아서 내가 분석해주지 않아도 본인이 알아서 분석을 했다. 내 수고를 덜어주는 것이었다. 그녀가 간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아쉬웠지만 속으로는 응원했다. 나 였어도 팰리스에서 감독제의가 들어오면 가는게 맞는거 같다. 


리그가 시작하고 나서 팰리스는 두려움 그자체 였다. 경기를 9대1로 이기는 가하면 3골넣는 경기는 기본적으로 깔고 갔다. 그녀의 모든 전술은 감독에게 배운 것들이라 우리와 똑같은 전술로 순항하는 모습을 봤을때 우리 모두 썩 기분이 좋지 않았다. 


또한 한달전에 우리팀 Physio  인 tadej  라는 친구가 또 팀을 떠나서 팰리스로 들어간다는 소식을 전해 왔다. 우리는 겉으로는 응원 했지만 역시 기분이 좋지 않았다. 


경기에 앞서서 분석을 철저하게 했다. 좋은 팀이라 위협거리가 많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전술을 디자인 했다. 


이 경기의 포인트는 팰리스 선수들이 포켓에서 받는 순간 위협적인 키패스를 만들 자원이 많기 때문에 수비의 견고함을 유지하고 포켓공간을 작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었다. 우리는 트랩을 사이드라인으로 걸어 놓고 공을 바깥쪽으로 갈수 있게 유도 하기로 결정 했다. 


경기 당일 이었다. 날씨도 좋고 잔디도 좋고 모든게 좋았다. 경기장에 도착 했는데 팰리스 선수들도 보이고 이런 명장면을 찍게 되었다. 이 장면은 테드 라소에서 네이선이 웨스트햄으로 가고 나서 마주하는 장면이랑 비슷 하게 느껴 졌다. 


하지만 서로 다른 옷을 입고 대화를 하는게 좀 어색해 보이기도 했다. 


경기전 워밍업을 하는데 두팀이 워밍업하는 방식이 똑같았다. 비슷하다가 아니라 그냥 똑같았다. 같은 경기장에서 중앙선을 기준으로 워밍업을 하는데 데칼코마니 마냥 똑같은 방식으로 워밍업하는게 웃겼다. 뭐 로라가 배운 모든 지식은 찰튼에서 왔으니 그러는게 아무래도 당연한 것이었다. 


경기는 엎치락 뒤치락 이어졌다. 우리팀이 먼저 한골 넣었다. 그랬더니 바로 한골을 집어 넣으면 맞받아 쳤고 우리가 다시 프리킥을 통해서 한골 더 넣었지만 그들의 전매특허인 중거리슛으로 또 다시 바로 따라 잡았다. 


경기력을 이제까지 본 경기중에 최고 였다. 팀은 내가 짠 전술 그대로 잘 이행해 주었고 후반적이 되자 더 살아나면서 한골을 간신히 넣고 3대2로 승리 했다. 경기 끝나기 5분정도에는 너무 긴장이 되서 경기 보기가 힘들정도 였다. 그만큼 간절하고 힘들게 준비한 만큼 승리는 아주 달콤 했다. 지금 리그에서 극강의 폼을 보내고 있는 팀이 었기때문에 기분이 더 좋았다. 


기분좋게 끝나고 맥주 한잔 하러 가기전에 로라를 만나서 아주 좋은경기였고 너는 대단한 팀을 만들었다고 칭찬해주었다. 아마도 도움은 안되었겠지만 사실은 사실이다. 


여튼 기분좋게 이기고 3등으로 올라가게 되었다. 이번주는 아마 국가대표기간이라 널널할거 같은데 시간이 난다면 한번 더 글을 써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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