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ichard Joe Sep 20. 2023

10일만 사는 것처럼 일하는 사람들...

 목조주택  기초 만들기

   

      전날 비가 와서 그런가 풀들이 더 많이 자라 있다. 풀숲을 정리하자 바로 모기와 벌레들이 날뛴다. 반바지 입고 선 나 역시 도망을 같다. 하지만 조금 후 너무 많이 물렸다는 것을 직감했지만 어쩔 수 없다. 풀숲을 정리하지 못하면 일에 시작도 없다. 


 시작하는 날 아침은 무척 분주하다.  전국을 헤매 다니며 하는 일이라 아침에 전혀 일면식이 없는 사람들이 모인다. 특히 중장비하는 분들은 더욱 그렇다.  중장비 기사들은 지역에서만 작업하기 때문에 일 잘하고 마음 마음 맞는 사람을 구하기가 힘들다.  기초 타설을 하는 사람들은 같은 일을 하고 손발이 맞아 문제가 없으나 중장비 기사만은 다르다. 오늘 아침에도 큰소리가 난다. 


이반장이 소리친다. "사장님 그곳은 안 파도 된다."  첫 번째로 말을 했다.  그런데  포크레인 기사는 자기가 하는 일을 한다. 두 번째는 "아 ~~~~   그곳은 안 해도 된다니까?  큰소리가 난다. "  이럴 때마다 조마조마하다.  대개 10번의 현장 중 1번 정도는 접고 가는 중장비 기사들이 있다.  참 어이가 없지만 그런 사람들이 있다. 포크레인 기사는 무표정하게 이반장을 노려본다.  이반장의 짜증 섞인 말이 기분이 나빴지만 다시 움직인다. '아 이 사람은 장비 접고 가지는 않을 것 같다.'  그나마 다행이다.   현장에서는 포크레인이 천천히 움직이고 현장에 이반장과 김 씨 성씨는 바삐 움직인다.   오늘은 버림 타설 하는 날이라 오후 3시 정도에 레미콘이 잡혀있다. 땅을 다지고 포크레인으로 버림 기초타설할  땅을 파고. 땅에 버림 기초를 레미콘 타설 100mm 하는 게 끝이지만. 만약 이 작업이 잘못되었을 경우 중장비를 한 번 더 불러서 작업하여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한여름 날씨가 타는 듯하다. 모든 것을 태우려고 태양은 용맹을 떨친다.  


    먹을 놓고 있는데 건축주가 방향을 바꾸어 달라고 주문한다. 땅을 파야 하는데 건축물 방향이 바뀐다. 도면은 그대로이지만 집의 방향이 마음에 안 드는 모양이다.  더운데  자를 들고 이반장이 빠르게 움직이지만 그렇게 마음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괜히 짜증이다.  말뚝을 다시 옮기고 처음부터 다시 진행한다. 성씨와 김 씨도 짜증이 나있다. 중장비는 놀고 있고, 사람들의 마음은 바쁘다. 오늘하루가 공칠 수 있다. 도심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전원주택에서는 자기 땅에서 옮겨지는 것은 다시 변경신청하면 되니,  땅 파는 순간에도 많은 일들이 벌어진다. 


    아침부터 시작한  건축물 배치가 11시쯤 완성되었다. 모두들 지쳐 있다. 땅의 높낮이를 확인하고 파기 시작했다.  모두들 더워서 말하기도 싫을 지경으로 변해 가고 얼굴은 따가운 햇살에 익어간다. 


    땅의 레벨을 확인하고 도면에 맞추어 땅을 판다. 그늘이라곤 없는 땅에서 8월의 더위는 미친 듯하다. 

중장비가 땅을 파는 사이 결국 성씨가 털썩 주저앉는다.  핸드폰에서는 계속 경고 문자가 온다.  삑~~~   삑~~~   외부활동 자재 폭염 폭염~~     이반장이 급하게 마트로 향한다.  얼음이라도 사서 더위를 식혀볼 요량이다.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아침에 틀어진 시작이 결국 일하는 사람들의 발목을 잡는다.  다들 얼굴에는 세상 싫은 표정이다.  밥 먹을 시간이 없어서 밥집에  밥을  주문했다.   이반장이 팀원들에게 미안해하며 말한다. "오늘 조금 늦어졌으니 고생하자."  어쨌든  일을 하러 나왔으니 이 말을 수긍하고 조금씩 움직인다. 

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일이 터졌다. 밥에 문제가 생겼다. 오늘 38도가 넘는다는데, 밥집에서 국을 아주 뜨겁게 보냈다.  성씨는 "아 씨~~" 하면서 숟가락을 던져 버렸다. 참 어이가 없다.  이건 무슨 지랄인가?  현장이면 당연히 시원한 냉국이 아닌가?   이반장이 " 그냥 먹자 미안하다. 저녁에는 맛있는 거 먹자"라고 다둑인다. 20분의 휴식 후 바로 시작이다.  이 시간에 움직이지 않으면 버림 타설에 문제가 생겨 움직이지 않는 몸을 이끌고 다시 시작한다.  노동의 강도는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지만, 더위와의 사투는 오로시 현장 사람들의 몫이다. 


    다행히 모든 과정을 마치고 버림 타설이 끝났다.  온몸에서 물이 흐른다. 수영장에서 나온 사람들도 아닌데 펜티에 신발 양발은 다 젓어서 걸을 때마다" 찍~  찍" 소리를 낸다. 정말 힘든 하루였지만 어쨌든 마쳤다.    공사현장에서 많은 준비를 하고 시작하여도 그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다. 아무것도 없는 것을 만들어 내는 과정은 알 수 없는 걸림돌이 존재한다. 특히 사람의 마음이 쉽게 끝날 일을  힘들게 만드는 것이 많다.   


    점심을 잘못 먹어서 그런가 허기가 진다. 하지만 이런 복장으로 밥을 먹으러 식당으로  갈 순 없다. 온몸에서 쉰내가 진동한다.  일할 때는 몰랐지만 자기도 모르게 코를 막는다.  이반장이 "우리 씻고 먹자"  이렇게 말하니 다들 수긍하는 눈치다.  차에 올라타는데  몸에서 나는 쉰내 때문에 에어컨을 틀지 못하고 모텔로 향한다.  팀원들 입에서 탄식이 나온다. "아 ~~~~   아~~~~" 


    모텔 이모님이 상당히 친절하다. 이런 친절은 전국 어디에도 없을듯하다.  모텔을 잘 구했다는 생각에 조금은 누그러진 팀원들이다. 모텔이모님이 " 내일부터 들어오는 시간 알려 주면 에어컨 켜서 시원하게 해 줄게요"라고 말한다.  " 고맙습니다." 이반장이 퉁명스럽게 말했지만,  고마운 마음은  술안주가 되었다.  얼른 씻고 허기를 달래기 위해 밥집으로 향했다.   아뿔싸  7시가 조금 지나니 면소재지에 운영하는 식당이 없다. 한참을 나가서야 겨우 찾은 식당에서 삼겹살에 소주 한잔을 할 수 있었다.  말이 없이 먹기만 하던 성씨가 "내일도 이러면 정말 못할 것 같다" 푸념한다. 다들 나이 50이 넘었는데 가정에 무거운 책임감이 더욱 힘든 시간이다.  


    소주 한잔 걸치고 모텔에 들어오니 모텔방은 좁지만 시원했다. 다들 피곤했는지 10분이 지나지 않아 코 고는 소리가 모텔 방문을 넘고 있다. 

작가의 이전글 직업을 가진 이들에게 제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