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가 아니면, 길이 아니다
도덕경 31장 : 전쟁을 대하는 태도
전쟁은 인간의 삶에 가장 큰 고통을 가져오는 일입니다. 전쟁은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삶의 터전을 파괴하며, 사회에 엄청난 고통을 가져옵니다.
노자는 이러한 전쟁의 부정적인 측면을 강조하며, 전쟁을 자랑스러운 일로 보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에는 도덕경 31장에서 노자가 남긴 군자의 태도를 중심으로, 전쟁과 평화, 그리고 그 사이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이어주는 상징, 바로 '올리브나무'와 함께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평화, 한지에 먹, 2023
도덕경 31장을 천천히 읽어 보겠습니다.
夫佳兵者, 不祥之器, 物或惡之.(부가병자, 불상지기, 물혹오지)
훌륭한 무기는 불길한 도구이다. 사람들은 그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故有道者不處.(고유도자불처.)
그러므로 도를 따르는 사람은 그것을 사용하지 않는다.
君子居則貴左, 用兵則貴右.(군자거즉귀좌, 용병즉귀우)
군자는 평상시에는 왼쪽을 귀하게 여기지만, 전쟁을 할 때는 오른쪽을 귀하게 여긴다.
兵者不祥之器, 非君子之器.(병자불상지기, 비군자지기)
무기는 불길한 도구이며, 군자의 도구가 아니다.
不得已而用之, 恬淡爲上.(부득기이용지, 념담위상)
반드시 사용해야 할 때는 태연함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다.
勝而不美, 而美之者, 是樂殺人.(승이불미, 이미지자, 시락살인)
승리해도 그것을 자랑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하는 사람은 살인을 즐기는 사람이다.
夫樂殺人者. 則不可得志於天下矣.(부락살인자. 즉불가득지어천하의)
살인을 즐기는 사람은 세상에서 뜻을 이루지 못한다.
吉事尙左, 凶事尙右.(길사상좌, 흉사상우)
좋은 일에는 왼쪽을 상석으로 여기고, 나쁜 일에는 오른쪽을 상석으로 여긴다.
偏將軍居左, 上將軍居右.(편장군거좌, 상장군거우)
부장군은 왼쪽에, 장군은 오른쪽에 자리한다.
言以喪禮處之.(언이상례처지)
전쟁은 마치 장례식처럼 좌석을 정함을 말한다.
殺人之衆, 以哀悲泣之, 勝以喪禮處之.
(살인지중, 이애비읍지, 승이상례처지)
많은 사람을 죽인 것은 마치 장례식을 치르는 것과 같으므로,
슬픔과 애도로 받아들여야 한다
올리브나무처럼, 수묵채색, 2023"올리브나무처럼: 평화롭고 강인하게"
전쟁은 인류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곳곳에서는 여전히 전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고대 중국의 철학자 노자는 전쟁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이 아닌, 평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군자'라는 사람들이 평화를 위해 노력하며, 무기의 사용을 꺼리며, 전쟁의 승리를 슬프게 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노자의 말은 "평화가 아니면, 그것은 길이 아니다"라는 가르침을 우리에게 전해주셨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평화의 상징인 올리브나무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성경에서는 노아의 홍수 이후, 비둘기가 올리브나무의 가지를 물고 돌아왔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홍수가 끝나고 땅이 다시 드러났음을 알리는 표시로, 이후로 올리브나무와 그 가지는 평화의 상징으로 간주되었습니다.
이러한 의미는 국제연합(UN)의 깃발에도 반영되었습니다. UN 깃발에는 지구를 둘러싼 두 개의 올리브 가지가 그려져 있어, 이는 전 세계의 평화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올리브나무는 다양한 문화와 전설에서 평화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으며, 그 의미는 오늘날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올리브나무는 그 자체로도 평화의 상징입니다. 그리스 신화, 성경, 그리고 그것의 강인한 생명력에서 기인합니다. 특히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는 올리브나무는 그들의 생계를 이끌어주는 경제적 가치, 신성한 종교적 의미, 그리고 그들의 삶과 문화를 상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렇게 보면, 올리브나무가 가지는 의미는 노자가 말한 '군자'의 태도와 어떤 면에서는 흡사합니다. 군자는 평화를 추구하고, 전쟁을 피하려 합니다. 올리브나무 역시 그 강인한 생명력으로 평화를 지향하며,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살아남으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습니다.
다가오는 2024년, 우리 모두가 평화를 추구하는 '군자'가 되어, 올리브나무처럼 강인하게 살아가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 나는 천 년의 올리브나무를 바라보며 깊은숨을 쉬고 다시 나의 길을 간다.”라는 박노해 시인의 말처럼, 우리 모두가 올리브나무의 평화로운 힘을 얻어 우리의 길을 걸어가기를 바랍니다. 흰 눈이 소복이 내린 크리스마스일,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주민 모두에게 평화가 함께하기를 기도합니다. 노자의 말처럼, 평화가 아니면 그것은 길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올리브나무처럼 평화롭게, 수묵채색,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