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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근행성 과학자 Feb 13. 2023

스웨덴 일상 속의 한국

국뽕 특집

누군가 제게 스웨덴에서 한국 어땠어요?라고 물어보신다면 "음식/음악을 포함해 한국 문화가 유럽에서 인기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본/태국만큼 아시아 관광 1순위는 아직 아니더라고요" 라고 답할 것 같습니다. '국뽕'이라는 단어는 어느 순간 우리 일상 속에 깊숙이 침투한 것 같습니다. 소위 한국의 사람, 문화, 기술 등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자랑스러워지는 순간들을 지칭하는 단어입니다. 인간은 본인의 소속에서부터 자부심을 느낍니다. 옛날에는 그것이 주로 가문이었다면, 요즘은 학벌, 직장과 같은 요소가 있습니다. 세계가 글로벌화되면서 '국적'도 사람들에게 소속감을 주는 하나의 요소가 되었습니다. 흔히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반세기만에 세상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 중 하나가 된 '대한민국'이라는 국적은 사실 '국뽕'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합니다.


인터넷은 항상 극단적이고 자극적인 소재들을 좋아합니다. 그러다보니 '국뽕'의 의미도 변질되어 과도하거나 억지스러운 컨텐츠들이 범람하고 있고, 그것에 대한 반발심으로 '국까'라는 이를 반박하는 집단도 등장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과도한 '국뽕'도 우리가 경계해야될 부분이지만, 모든 것들에 너무 냉소적으로 사고하는 '국까'도 좋은 태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유투브에서 어르신 분들의 조회수를 노린 작위적인 '국뽕' 컨텐츠를 전체주의적인 현상이라 통렬히 비판하는 분들이 계시지만, 노년 우울증이 심한 우리나라에서 그 정도의 자극은 또 그렇게까지 비판할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합니다. 물론, 거짓과 날조를 포함한 컨텐츠들을 정화하는 노력은 당연히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그런 의미로, 제가 직접 관찰한 팩트 기반 스웨덴에서의 국뽕 컨텐츠를 준비했습니다. 먼저 오해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조회수 펌핑을 위한 것 맞습니다 : ) 농담이고 얼마전에 한국에서도 요즘 유명한 ARKET에서 쇼핑하다가 보라빛 향기 노래가 나와서 이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삼촌께서 스웨덴 속의 한국을 취재해와달라고 의뢰해주셨기때문에 겸사겸사도 있습니다.  그럼 사진과 함께 짧게짧게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그럼 레고레고!


먼저 자극적인 소주 사진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스웨덴은 Systembolaget이라는 국영주류마트에서만 5%이상의 주류를 판매할 수 있습니다. 여기가면 꼭 저렇게 처음처럼이 있더라고요. 재밌는 점은 용량대비 스웨덴 술인 앱솔루트보다 소주가 더 비쌉니다 하하. 긍정적인 생각) 와 이렇게 비싼 술을 한국에서 실컷 먹었구나! 부정적인 생각) 132 크로나 같은 소리하네

Systembolaget에서 만난 처음처럼


다음은 꼭 이야기하고 싶었던 Korean chicken/BBQ 입니다. 제가 느낀 것은 우리나라에서 마치 피자를 팔때 이탈리아 피자! 하면 같은 음식이어도 프리미엄이 붙듯이, 여기서는 치킨과 BBQ에 Korean이라는 말을 붙인느 걸 좋아합니다 (심지어 그것이 Korean 스타일이 아니어도!). 그래서 요즘 스웨덴에 한국식 치킨점들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옛날에 공대는 50대부터 치킨집해야한다 했는데 긍정적인 생각) 스웨덴 창업 가능. 아 MAX는 스웨덴에서 가장 많은 햄버거 체인입니다. 개인적으로 맥도날드보다 좋아합니다.

Korean BBQ/Chicken 솔직히 치킨을 튀겼는데 말이 없을 수 없지


국뽕의 시작인 "두유 노우 김치?"의 그 김치입니다. 왼쪽은 제가 자주 가는 KTH 학생 식당이 있는데, 아주 가끔 한국음식 특집을 해줍니다. 제가 배추김치까지는 그러려니하는데 제 페이버릿인 오이김치가 나와서 쉐프 불러서 팁 드리려던 것 간신히 참았습니다. 심지어 맛도 괜찮았습니다. 아 제육덮밥과 잡채도 나온 적 있었는데 감사합니다 흑흑. 오른쪽은 아시아 마트에서의 김치 광고입니다. 제 생각보다는 여기 유럽 친구들이 김치에 대해 잘 압니다. 다만 그리 그들 취향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한국도 같은 아시아권인 고수나 마라 안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그들에게 김치는 쉬운 상대는 아닐겁니다.

KTH 학생식당 오이김치와 아시아마트 김치 광고. 오이김치 널 잊지 못할거야.


마지막은 너무 쌩뚱맞게 발견한 집 근처 서점에서의 한국어교재입니다. 너무 반갑기도 하고 웃겨서 바로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중고서점인 것 같았는데 누가 팔았을지도 궁금하네요.

교수/학생간에도 이름 부르는 스웨덴 사람들이 한국의 존댓말을 과연 이해할 수 있을까요.

마지막으로, 저는 공학인이기 때문에 학회에 가면 누가누가 잘하나를 많이 보고는 합니다. 객관적으로 봐도 한국 대학원생들 정말 잘합니다. 아, 서울대 똑똑하다는 건 유럽 교수님들 사이에서도 유명하더라고요. 저는 다행히 성적이 좀 부족해서 집에서 먼 서울대를 안갔지만 자식들은 보내도 괜찮겠다 생각했습니다. 농담이고요 아무튼, 개인적으로 한국 공학의 미래는 꽤 밝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대학원 시스템의 체계가 유럽은 '국가/학교가 지원해 줄 수 있는 만큼 뽑고, 그들을 키우겠다'라면 한국은 '일단 다 뽑고, 그 중에 옥석을 가리겠다'로 차이가 있습니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한국 대학원생들의 삶의 질만 점차 개선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 스웨덴 국뽕편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람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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