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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날 Jun 03. 2024

반갑지 않은 풍선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졌다. 경찰차가 여러 대 와있고, 제복을 입은 경찰들 사이로 진술하는 듯한 모습의 아파트 관리인들 표정도 사뭇 심각했다.  경찰차의 등장은  늘 불안을 동반한다.  평화로운 일상에 경찰은 웬만해서 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북한의 오물 풍선이 사건의 주범이었다.  이 괴물체의 등장은 아파트에 군부대 차량까지 출동시켰고,  

일상적이지 않은 상황은 경각심을 갖게 했다.   알고 있지만 잊고 지낸 사실, 내가 분단국가에 살고 있다는 현실.   풍선도 북풍 타고 반나절이면 도착하는 물리적 거리.   70년이 지나도 도착할 수 없는 심리적 거리.  이제는 물리적 거리보다 심리적 거리가 현실로 받아들여진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이런 생각이 앞으로 화석처럼 굳어질까 두렵다. 




동심을 연상하는 풍선에 오물이란 단어가 붙으니 참 괴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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