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합창단 학교가 있데,
갑자기 교장 선생님이 오셔서 학교 투어를 시켜주고 있어
심지어 Boarding School이래
애들 자는 방이 꼭 군대 내무반 같아
진짜 신기해 ㅋㅋㅋ"
신랑의 문자가 끝이 없다.
호기심이 발동했다.
아이 중학교 문제로 주변에 있는
학교란 학교는 그래도 많이 봤는데
합창 학교면... 꼬마 친구가 전학 간 그 학교인가?
궁금하면 못 참지.
내 눈으로 봐야 했다.
일을 마치자 마자 달려갔다.
정말 학교다.
아주 작은 합창단 학교.
Westminster Abbey의 성가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아이들만!을 위한 학교.
이벤트 참가를 마치고,
밝은 표정의 아이가 달려 나온다.
오늘 누굴 만났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돌을 만졌고,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문을 봤다며
뭘 먹었는지,
어떤 친구들이 있었는지 이야기가 끝이 없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이 학교에 다니고싶단다.
아이들과 함께 배웅을 나오신 지휘자 선생님은
꼬마가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또 보자고 이야기해 주셨는데...
정말이지 아주 곧, 또 보게 되었다.
운이 좋게도 우리는 그날
이미 이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한국인 가족을 만날 수 있었는데,
주말에 아이를 보러 잠시 들르신 터였다.
내 일도 아닌데, 아이와 엄마를 보는
극 F인 나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집에 돌아오는 길,
해맑게 웃으며 이 학교에 다니고 싶다며,
지휘자 선생님께 오디션 날짜를 잡아 달란다.
무슨 자신감인지.
니 애비를 닮았구나.
가슴이 쿵 내려 앉았다.
이미 내 머릿속에는
아들과 헤어지는 나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었다.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흘렀다.
이미 그때 알고 있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