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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r cherry Nov 24. 2023

건강했었던, 건강하고 싶은

어느 순간 의지하게 된

요 근래 손끝과 발가락 끝이 너무 시리다.

잠에 들려 빈틈없이 이불 꼭 덮고 있노라면 목부터 종아리까지는 괜찮다. 하지만 발과 손은 그야말로 엄동설한 한가운데에 놓인 듯 시리다.


이게 그 유명한 수족냉증이 아닌가 싶어 수족냉증 증상들을 검색창에 적어보았다. 그 결과, 내가 겪고 있는 증상과 검색 결과의 수족냉증의 증상들이 많은 점에서 비슷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치료하고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았지만 결국, 따뜻하게 입고 음식들을 골고루 먹어야 한다는 원색적 답안만이 돌아올 뿐이다.


그래도 다른 방법이 있지 않을까에 수많은 예방, 치료법을 접하고 나니, 결국 기성전 비타민 부족이라는 것. 생각해 보면 따로 챙겨 먹는 비타민은 오메가 3와 밀크씨슬뿐이다. 종합 비타민제는 잘 복용했다가 갑작스러운 몸의 이상으로 잠시 복용을 멈췄었는데, 아무래도 다시 챙겨 먹어야지만 하는 듯하다.


근처 약국을 찾아 약사님에게 비교적 함량이 가벼운 종합 비타민제를 추천받았다. 그리곤 총 6개월치가 되는 비타민제를 사서 그날 저녁에 바로 복용했다.


효과는 제법 놀라웠다. 어느 순간 발과 손에 땀이 나지 않았었는데, 복용 후엔 손과 발에 열이 나면서 땀이 맺히는 게 느껴졌고, 발가락 사이사이에도 땀이 나면서 수면양말이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오, 요즘 약들 참 좋네?


문뜩 생각에 잠겼다. 언제부터였을까? 이렇게 약에 의지하며 살게 된 지가.

분명 30대 초반까지는 젊음이란 무기 하나로 이 모질 세상 해쳐가며 냉기 흐르는 길바닥에 드러누워 잠에 들어도 멀쩡했건만, 30대 중반에 막 진입하자마자 평소에 괜찮던 몇몇 부위들이 조금씩 아파오더니 어느새 길바닥이 아닌 병원 침대 위 누워서 링거와 빨간 적외선 빛을 맞고 있다. 


약도 분명 진통제만 먹었건만, 어느새 그 약의 종류가 늘어나 지금은 혈압약부터 당약까지 살기 위해 먹어야 할 약의 종류가 두 가지 이상씩이나 되고, 오늘날 먹는 비타민제를 비롯한 다양한 건강기능식품의 약들도 세 가지 이상이 넘는다. 그래서 아침마다 일어나 챙겨 먹는 약만 해도 벌써 손바닥 위를 가득 채우니, 나보다 더 많은 약을 챙겨드시는 우리 할머니 말마따나 ‘약만 먹어도 배가 부른다’는 말씀을 절실히 실감하는 중이다.


이리 말하면 나보다 나이 많으신 분들에겐 참으로 실례가 아닐 수 없으나, 정말 나이 앞엔 장사 없다는 말이 왜 이리 마음에 와닿는지... 앞으로도 30~40년은 더 살아갈 텐데, 벌써부터 몸이 마음 같지 않으니 걱정만이 앞선다. 


그래서 요새는 다시 다이어트를 다시 시작하고 있다.

다만 여태껏 해왔던 다이어트와 다른 점은, 지금까지 외적인 요소를 위한 다이어트를 했다면 지금은 내적인 요소를 위한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건강만을 위한 다이어트!

요즘은 저녁만 하던 산책을 아침에도 하면서 운동량을 늘렸다. 식단도 고구마를 비롯한 최대한 가공되지 않는 식품으로만 골라 섭취하고 있다.


작심삼일이라고, 이렇게 열심히 하다 또 어느 순간 흐지부지로 끝날 다이어트가 아닐지 스스로가 의심스럽지만, 안 하는 것보다 낫지 않나 싶다. 우선 시도는 해 봐야지.


블로그를 하면서 다양한 이웃분들을 만나고, 그중 평소에도 다이어트를 위한 일지를 적는 분들이 상당히 많이 계신다는 걸 알게 된다. 그분들의 블로그를 찾아가 그날그날 올라오는 운동 기록과 식단들을 살피노라면 그저 대단하다는 말 밖에 안 나온다. 나로선 도저히 엄두도 못내는 운동량과 식단들, 그럼에도 매일같이 해내는 이웃분들의 의지. 그야말로 리스펙트(respect)! 


그런 분들의 의지를 본받아 오늘도 열심히 도전해 보려 하지만! 영 쉽지만은 않다.


그래도 해봐야지, 내일 뛰지 않으려면 오늘은 걸어가야 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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