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 티 라테
얼어붙을 듯 추운 겨울 출근길에
따뜻한 난로가 되어주던 건
스타벅스의 차이 티 라테였다.
쌉싸름한 홍차 향과 퐁신한 우유거품,
그 위로 흩뿌려진 시나몬 가루까지.
내게는 겨울 그 자체 같은 음료였다.
호불호가 강한 메뉴이긴 했지만
마니아층이 꽤 두터웠는데,
단종 소식을 듣고는
겨울의 한 조각이 사라진 것 같아 속이 상했다.
아쉬운 대로 차이 티 라테 유목민이 되어
여기저기 떠돌아봤지만
마땅한 대체재는 없었다.
결국 레시피를 찾다가
유사한 맛이 난다는 글을 발견했다.
타조 차이 농축액과 우유를
2:1로 넣는 방식이었다.
집에 있는 우유 스팀기로
거품을 풍성하게 올리고,
시나몬 가루를 톡톡 뿌리니
꽤 비슷한 맛이 났다.
그런데 이상하게
간절하게 찾아 헤맬 때와 달리
집에서는 몇 번 해 먹지 않았다.
구하기 어려운 것도 아닌데
괜히 아껴 마시다가
결국 유통기한을 넘겨 버렸다.
차이 티 라테는
아무 때나 마시는 음료가 아니라,
유독 겨울 출근길에만 찾게 되는 메뉴였던 모양이다.
그런데 이 글을 쓰다 검색해 보니,
스타벅스가 차이 티 라테를
만우절 기념으로
4월 1일부터 14일까지
딱 2주 동안 재출시했더라.
그리고 오늘은 4월 15일이다.
이 주작 같은 사실이
조금도 믿기지 않는다.
기껏 찾은 농축액의 유통기한도 놓치고,
몇 년 만에 찾아온 단 2주의 기회마저
간발의 차로 놓치는 걸 보니
라테에도 제철이 따로 있는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