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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레터 Apr 06. 2023

이 마케팅 왜 이제 알았을까? (feat. K-아이돌)


요즘은 딱 정해진 '흥행 공식'이 없는 것 같아요. '웰 메이드'라고, 유명 연예인이 나온다고 무조건 뜨지 않죠. 공들여 만든 프로그램이 자칫 묻히기도 쉬워졌고요. ㅠㅠ


이제 크리에이터의 역량은 콘텐츠를 잘 만드는 데만 그치지 않습니다. 

'어떻게 눈에 자주 많이 띌 것인가'까지 빈틈없이 계산하는 설계자가 되어야 해요. 

본편 릴리즈 외에, 콘텐츠 소재를 활용할 방법은 방영 전후 유튜브와 숏폼 영상을 통한 사전, 사후 노출과 확산일 텐데요. 


더 많은 비하인드와 메이킹 영상을 원하는 드라마 팬들의 반응(출처 : 커뮤니티, 트위터 등)


팬들은 항상 더 많은 떡밥을 원합니다. 그런데 우리에게 익숙한 소위 '마케팅 콘텐츠'는, 티저+제작발표회+대본리딩+NG+메이킹 으로, 어느 정도 '공식화'되어 있어요. 비하인드 콘텐츠 문법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래서 이번 주 :D레터는 '마케팅 맛집' 4세대 아이돌을 주목했습니다. 여러분이 아이돌 덕후가 아니더라도, 쇼츠 피드에, 홈화면에 어느샌가 아이돌 짤이 스며들어 있지 않나요? 그게 다~ 비결이 있더라고요.




비하인드력(力) 최강자 K 아이돌


요즘 아이돌, 무대만 잘해서 팬 모으는 거 아닙니다.

'무대 밖' 모습까지 철저하게 공들이고 있어요. (우리는 이걸 '무대 밖 마케팅'이라 부르기로 했어요)



1) 중간 과정까지 전부 보여주는 녹음실/안무 비하인드

(여자)아이들 'Nxde' 녹음실 비하인드 / IVE 'After LIKE' 녹음실 비하인드


4세대 아이돌은 새 앨범 나오면 유튜브에 '비하인드' 푸는 게 필수 코스입니다. 팬들은 최종 버전뿐 아니라 데모버전, 중간버전, 리허설까지 모두 보고 싶어 하니까요. 이때 중요한 건, 그냥 미공개 영상 푼다고 저절로 '영업' 되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팬심 저격 포인트가 명확합니다. 


뉴진스는 '음색', (여자)아이들은 '전소연의 프로듀싱 능력', 에스파는 'SMP 세계관과 선배들의 코칭', 아이브는 '훈훈한 팀워크' 등을 강조해요. 댓글을 보면, 영상을 찾아온 사람들이 어떤 포인트에 감격하는지 한눈에 알 수 있죠. (그만큼 영상에서 의도를 잘했다는 뜻!) 


특히 발 빠른 SM은 아예 비하인드 전용 계정(SMP FLOOR)을 만들어, 댄스팀의 안무 시안, 카메라 가이드, 무대 패션 등 제작진끼리 공유하던 정보를 팬들에게도 오픈했어요. 이게 다~ 팬 시점에서 무엇이 궁금할지, 어떻게 '덕후'를 많이 모을지 고민해서 나온 결과물이겠죠. 




2) K-땀방울 샅샅이 담은 데뷔 다큐

르세라핌의 'The World Is My Oyster' / 베이비몬스터의 'Last Evaluation'

BTS나 블랙핑크 같은 K-POP 선봉장의 대서사가 아니어도, 이제 막 데뷔한 걸그룹도 다큐멘터리를 냅니다. 영상을 보면, '예쁘고 멋진 우리들'보다는 'K-고생, K-열심'을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읽혀요. 데뷔 과정에서 흘리는 눈물, 연습하다 혼나는 모습, 심지어 팀에서 방출되는 멤버까지. 이보다 솔직할 수가 없습니다. 완성도와 진정성, 두 마리 토끼 다 잡겠다는 거죠.


장점은, 멤버별 자연스러운 '얼굴도장'과 '서사 부여'고요. (데뷔 전부터 '내새끼' 픽 가능)

재밌는 점은, K-열정이 외국인 팬심을 흔들었다는 거예요. 수많은 해외 팬이 댓글 창에서 울고 있습니다. 




3) 무대 뒤 제작진의 역량과 노고

에스파 'DREAMS COME TRUE'를 녹음하는 프로듀서 유영진/ 베이비몬스터를 평가하는 총괄프로듀서 양현석

아이돌 뒤 '진짜 설계자' 제작진의 존재, 이젠 숨기지 않습니다. 오히려 드러내요. 아이돌은 기획력이 한껏 들어간 작품이자 'IP'고, 소비자들은 그 뒤편 제작자의 역량을 본다는 걸 이미 알고 있는 거죠. (뉴진스에서 민희진을 보고 에스파에서 유영진을 보듯이요.)


당사자만 등장했던 기존 '자컨'들과 달리, 보컬/안무 코치, 앨범 스토리텔링 담당자, 레코딩 프로듀서 등 다양한 기획자가 전반에 나서서 얼마나 'IP'에 공을 들였는지 설명합니다. 요즘 소비자들은 '무대 위'와 '무대 밖'을 구분하는 데 거부감이 없으니까요.



✨ '무대 밖 마케팅'에서 얻어가는 팁  


✅ 모든 순간을 콘텐츠화

: 비하인드의 비하인드까지. 포인트는 너무 '대놓고 바이럴'하는 느낌은 빼고, 공식 마케팅 활동처럼 안 보이도록 자연스럽게 침투하는 거예요. (썸네일, 메타에서 자연스러운 바이브를 어필!) 직캠, 풀캠, 세로캠, 때로는 '화질구지'여도, 팬들은 그 자연스러움을 좋아하니까요.  


✅ '무대 위 캐릭터'+'본체' 둘 다 사랑하도록

: 팬들은 콘텐츠 안에서만 극화되는 캐릭터뿐 아니라, 일상/본캐도 궁금해합니다. 각종 TMI는 다다익선이에요. 허당 본체는 '오히려 좋아'하고요. 갑자기 프로로 돌변하는 갭차이, 출연자 간 훈훈한 팀워크 등. 덕후들의 심금을 울릴 포인트를 잡으면 좋겠죠.


 ✅ 크리에이터의 빛나는 역량

: 카메라 뒤 기획자를 궁금해하는 건 아이돌 산업에만 해당하는 건 아닙니다. 이전보다 댓글에서 '제작진'을 많이 찾는 게 그 증거죠. 드라마/예능 제작 현장에서 보여줄 수 있는 분야별 크리에이터의 역량은 무궁무진할 거예요.




드라마에서도 "이게 되네.."

'무대 밖 마케팅' 물론 생소하실 겁니다. 아이돌에만 해당하는 얘기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사실 우리는 이미 드라마에서도 '비하인드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바로 <더 글로리> 얘기입니다. 


<더 글로리>는 콘텐츠 그 뒤편의 얘기를 건드리면서 화제성 발굴의 영역을 확장했는데요. (사골 우리기식으로 조회수를 모으는 게 아니고요!) 아이돌 버금갔던 넷플릭스의 <더 글로리 파트2> 마케팅을 아래 타임라인을 통해 확인해보시죠.



방영 전후로 아주 분주합니다. 그리고 "제작자(감독, 작가 등) - 출연자(배우) - 시청자" 티키타카가 이뤄지고 있죠. 공개 전에는 팬피셜로 본편 공개에 앞서 떡밥 회수의 빌드업을 마련했고요. 공개 후에는 본편 그 너머의 이야기를 직접 끄집어내서 썰을 풀었습니다. 


이런 스릴러/추리물은 결말 공개와 동시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빠르게 식을 수 밖에 없는데요. 직접 '시청자 피셜'들을 다루고, 여기에 제작자의 코멘트를 더하면서 만들어 낸 '보고 또 보는 재미'는 이를 방지하는 역할도 했습니다. 


수집 대상 – 22/12/30 ~ 23/03/31 업로드 된 공식/비공식 <더 글로리> 비하인드 및 메이킹 영상



또한 매거진 계정(엘르, W Korea 등등)에서 거의 모든 출연 배우의 개인 인터뷰를 진행했죠. � (예솔이까지도!) 못다한 비하인드 스토리도 풀고, 배우 본체의 매력도 한껏 살려줬는데요.


소비자들은 매거진 인터뷰 + 언급된 본편 장면 + 넷플릭스 공식 비하인드까지 모조리 엮은 매시업을 제작하면서 공식 콘텐츠와의 시너지를 만들어 냈습니다. ✨ (아래 영상)






과몰입 깨주는 《더 글로리 파트 2》 비하인드 장면 모음ㅋㅋ / [더글로리 완결] 미스테리했던 김경란 시에스타 취업 비화 밝혀졌다!ㄷㄷㄷ


그리고 드라마 소비자들도 마치 아이돌 덕질하듯 콘텐츠를 소비합니다. 나노 단위로 쪼개서 무한 반복하고, 사소한 것들에도 의미를 부여하죠. (서사가 없으면 만든다.) "사라-혜정"을 비롯한 (덕질의 기본이라고도 볼 수 있는) 관계성 소비는 물론이었고요. 짧은 비하인드에서도 맘에 드는 장면은 빠르게 움짤(gif)로 만들었습니다.


(출처 - 트위터 @hiiamnugu / 트위터 @Europa_gif)


또 다른 비하인드, 배우 본체들의 인스타 멤놀(=멤버놀이)에도 주목해볼까요? 

(여기서 멤놀은 배우 본체가 인스타에서도 드라마 속 인물인 것처럼 행동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요즘엔 콘텐츠 외적인 요소도 같이 소비되고요. 그 중에서도 배우들의 SNS는 거의 필수인데요. (드라마 보다가 인스타그램 찾으러 가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따라서 각자 SNS에서 본체와 극 중 캐릭터를 열심히 오가는 자체적인 '멤놀'에 시청자들은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는 자연스레 IP에 대한 애정으로 이어졌죠. ♥ (배우 인스타에 달린 주옥같은 댓글들 보이시죠?)


(출처 - 트위터 @cerlubluu_ / 인스타그램 @limjjy2)


정리하자면 이렇게 다양한 곳에서 등장하는 '비하인드력'은,

다른 재밌는 콘텐츠로 빠르게 넘어가는 요즘 시청자들을 조금이나마 오래 붙잡아두는 강력한 힘을 지녔습니다. 스토리가 모두 공개된 후에도 말이죠. 그리고 일반 시청자를 찐팬으로 만들고요. 




알고리즘 똑똑하게 활용하기


✏ 한 줄 요약 : '무대 밖' 활동이 IP 화제성으로 귀결되려면, 무엇보다 눈에 자주 띄어야 한다.


우리가 잠재 시청자의 유튜브 첫 화면(홈화면)에 띄울 수 있는 영상은 몇 개나 될까요?

PC기준 영상 10개, 쇼츠10개. 모바일(아이폰)기준 영상 1개, 쇼츠 8개 정도인데요.


앞서 본 <더 글로리> '무대 밖 콘텐츠' 관련 영상을 딱 한 번만 시청해도, 이후 홈화면에 관련 영상이 최소 하나씩은 뜨더라고요. (아무리 새로고침해도 계속 뜬다!)

일단 많이 업로드 해두면, 알고리즘이 알아서 친절하게 다음 영상을 갖다주는 거죠. 



방영 전에도 후에도, 소비자의 홈화면과 쇼츠피드에 열심히 '출첵' 해보아요~~





“심심한데 OO 레전드 편 추천해 줘!” 

예전엔 흔히 레전드 예능, 드라마라 불리는 IP들이 저 빈칸에 들어갔었는데요. 이젠 아이돌 자컨(=자체 컨텐츠)이 저 빈칸을 채우고 있습니다. 팬들만을 위한 부가적인 콘텐츠, 비하인드 콘텐츠로 시작했으나 이제 하나의 장르가 된거죠.




그래서 저도 추천해드립니다! 최근 웃긴다고 소문 자자했던 몬스타엑스가 드디어 자컨을 들고와 화제였는데요. 댓글만 봐도 팬 아닌 시청자들 엄청 많네요. 예상만큼 웃겨서 진짜 웃겼던, 썸네일부터 심상치 않은 <몬 먹어도 고> 전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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