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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선생 Jan 15. 2021

자취하는 사람과 결혼하면 꿀이라고?

아직도 당신 이상형 리스트에 '자취생' 이 없다면


(이렇지 않은 자취생들이 더 많다는거 아시죠?)




<자취하는 사람과 결혼하면 꿀인 이유>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번 쯤은 만나게 되는

인생.기출.문제에 대해서 함께 풀어보는 마선생입니다


오늘 풀어볼 인생 기출 문제는

<자취하는 사람과 결혼하면 꿀인 이유> 입니다



보통 사람들이 농담 비슷하게 얘기합니다.


“저의 이상형은 자취하는 여자예요."

“자취를 해야 연애를 해도 돈도 덜 들고 편해”


뭐 틀린 말은 아니죠.


근데 자취하는 여자뿐만 아니라 자취하는 남자,

소위 말하는 <자취하는 사람>들이

여러분들의 이상형, 결혼 상대가 되어야 하는 이유를

지금부터 말해 보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대학교 때부터 자취를 시작해서

군대를 제외하고 한 15년 정도 자취를 했습니다

어차피 저는 결혼 했으니깐..

제가 이상형 1순위다! 이런 말은 아니고.. 그냥 그렇다고요 쩝.


첫째, 일단 집 떠나면 개고생이다.

이 간단하지만 확실한 진리를 자취하는 사람은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사람들은 부모 품을 떠나 독립하는 게

마냥 달달하지만은 않다는 걸 한번 겪어 봤다구요.


자취 안 해 본 사람은 결혼전까지 절대 알 수 없는, 알더라도 머리로만 아는 진리.

유튜버들이 브이로그, 원룸 꾸미기, 룸투어 이런 걸

달달한 BGM 과 함께 영상으로만 보여 주니깐

자취가 마냥 예쁘고 신나기만 한 줄 안다고요.


월세든 전세.. 자가면 더 골치 아파지는 거고

부동산 가서 집을 둘러 보고, 선금 걸고, 계약금 10프로 보내고

잔금 치르고, 잔금 치르기 위해서 대출을 어떻게 받니 마니


어디 금리가 싸니 마니, 서류 보내라 그러고, 그거 아니다

다시 팩스로 언제까지 보내라


이게 집과 관련해서 정말 골치 아프고 복잡한 일

아무튼 해야 될 게 너무 많아요.

이게 부모님 집에 살면서 기껏해야 방청소 정도?

부모님 도와 드린 답시고 설거지 정도? 만 해 본 사람들은 제대로 알 수가 없다는 거죠.

(그건 그냥 심부름이라고 부릅시다.)


근데 결혼하게 되면 어찌 됐든 이 모든 걸 해야 됩니다. 누가? 내가!

내가 안 하면 배우자가 해야죠?

최소한 내가 안하면 배우자가 나를 대신해서, 그런 귀찮은 것들을 하고 있구나!

정도는 알 수 있는 '살림 감수성'을 탑재하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자취를 해 본 사람은 말이죠.


저도 처음에 자취할 때 그런 것들이 계속 내 안에서 쌓여 오다가

하루는 세탁기가 고장나서 공강 시간에 학교 앞에 있는 자취방에 내려와서

그 AS 기사님 기다리는데.. 뭔가 울컥 올라오더라고요.


'진짜 자취하는 게 녹록지 않구나.'

'논스톱, 남자셋여자셋 같은 시트콤은 다 판타지였구나.'


현타가 확 오더라고요.


‘그동안 이런저런 잡다한 일들을 엄마 아빠가 나 대신 다 해주고 있었구나’

‘그래서 굳이 내가 그런 걸 안해도 우리 집이 잘 돌아갔던 거구나’


라는 뒤늦게 효심이 지극해지기도 했습니다.


근데 자취를 안 해본 사람들은

결혼하고 난 다음에 자취/독립에서 오는 힘듦을 처음 겪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니깐

이상한 결론을 낼 확률이 높습니다.


‘아 결혼 전엔 이렇게 힘들지 않았는데 왜 결혼하고 이렇게 힘든 거야? 나 결혼 잘못 했나?’

‘부모님은 나를 사랑해서 이런저런 걸 다 해줬는데 쟤는 왜 안 해주지? 나를 사랑하지 않나?’  


방향을 한참 잘 못 잡았죠?

결혼이 문제가 아니라 독립해서 스스로 꾸려 가는 것! 독립 자체가 힘든건데.

아무리 사랑한다는 남편.. 와이프라도.. 부모처럼 무조건적으로 해주지 않습니다.

나 대신에 그런 귀찮은 뒤치다꺼리 다 해주는 존재는

이 세상에 엄마 아빠 말곤 없다고요.


둘째, 사람은 함께 살면 '무조건 싸운다' 이 진리 역시 자취생들은 알고 있습니다.


제가 ‘원래’라는 단어를 별로 좋아하진 않는데 한 번만 쓰겠습니다.

사람은 같이 살면 원래 그렇게 돼요. 참 안 맞아! 누가 됐든 진짜 안 맞아!


"쟤는 왜 양말을 꼭 저렇게 뒤집힌 채로 빨래통에 넣을까?"

"옷을 왜 벗어서 꼭 의자에 던져두나?"

"설거지를 몰아서 하면 편하고 좋은데.. 왜 굳이 바로바로 하라고 잔소리를 할까?"  


저는 지금 말하라 그러면 1시간 동안 계속 말할 수도 있어요!

같이 살면 안 맞는 포인트들이 너무 많아요

대학교 1학년 때부터 별의별 놈들이랑 같이 살다 보니깐 깨달은 거예요


돈이 없으니깐 대학 동기 선배 후배 2명 3명 4명 최대 5명까지도 같이 살아 봤습니다.

진짜 안 맞아요. 안 맞는 게 기본값이라고 보면 됩니다.


근데 자취를 안 해본 사람들은 또 이상한 결론으로 빠져요


‘왜 이렇게 안 맞지..’

‘이 사람이랑 내가 인연이 아닌가?’

‘사랑하면 서로 양보하고 맞춰 줄만 한데… 이 사람은 나를 사랑하지 않나 보다…’


원래 사람은 안 맞는 거라고요 좀!

같이 살면 부딪힐 수밖에 없는 거라고요 제발!


‘부모님이랑 같이 살 땐 그런 거 없었는데요??? ‘


그건 당신의 부모님이 자식한테 맞춰 준겁니다.

그러니깐 부모님들이 자식 시집 장가보내고 난 다음에 ‘이제 후련하다' 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눈물까지 뚝뚝 흘리시면서. 그간에 저 자식 때문에 시달렸던 과거가 떠오르면서.

가만히 생각해 보면 같이 사는 형제자매들이랑은 지지리 볶고 난리도 아니게 싸웠을 겁니다.

그들은 부모가 아니니깐요.


그래도 여전히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남편은 아빠처럼 안 해줘.. 날 사랑하지 않는 거야’

‘우리 와이프는 엄마처럼 해주지 않아… 날 사랑하지 않는 거야’


남편이 아빠야? 와이프가 엄마냐고?


결론을 얘기해 보죠

결혼은 크게 두 가지 의미가 있어요

부모 품을 떠나서 독립하는 것!

그리고 서로 다른 두 사람이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는 것!


최소한 자취를 해보고 가족이 아닌 누군가와 함께 살아 본 사람은 안 다는 거죠

그 두 가지 모두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란 걸.

그래서 막상 결혼하고 힘든 상황이 또 반복되더라도

최소한 그 책임을 ‘결혼’과 상대 ‘배우자’에게 돌리지 않습니다!


이것 만으로도 '자취해 본 사람'은 결혼 생활의 절반 이상은 먹고 들어간다는 겁니다.

이 정도면 '자취'가 결혼 상대로서 상당히 메리트 있는 스펙 아닌가요?


오늘부터 여러분 이상형 리스트에 '자취를 해 본 사람'을 꼭 추가하시길 바랍니다.






혹시나 인생 기출문제 풀이를 글이 아닌

영상으로 보고, 듣길 원하시는 분들은 아래 링크를 꼭 눌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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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하는 사람과 결혼하면 꿀인 이유 (동영상 버젼)

https://youtu.be/yK6VhYS5p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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