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이 오래도록 이별한 사람들에게 위로 멘트로 쓰이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은 놓치기 싫고 이런 오빠 다시는 못 만날 것 같겠지만,
굳이 안 해도 될 마음고생까지 해가면서?
다시는 씻을 수 없는 상처까지 받아가면서?
쓰레기 만날 이유가 1도 없다는 거죠.
다음과 같은 멘트를 던지는 남자를 여전히 놓지 못하고 있는 당신, 그 발걸음을 제발 멈추시길 바라며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겠습니다.
1. "지금 내가 연애할 상황이 아닌 것 같아"
이 말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 있죠. 우선 흔하디 흔한 거절의 표현. 여러분도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간단해요. 딱히 나쁜 남자까진 아닌데, 그 선배가! 그 친구가! 갑자기 나한테 고백을 한 거야. 암만 생각해도 그 남자와 뽀뽀까지는 못할 것 같단 말이지. 그때 여러분이 가장 많이 하는 내뱉게 되는 핑계(?)가 뭡니까?
“지금 내가 연애할 상황이 아니라서…”
그러니 이 대사가 남자 입에서 나왔다? 괜히
“오빠 내가 시간을 많이 뺏지도 않을 거고…”
구차하게 굴지 말고 깔끔하게 포기하자고. 그 멘트가 나왔다면 이미 설득으로 번복될 문제가 아닙니다. 최소한 그 순간만큼은 그 결정을 뒤엎을 방법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내가 몇 달 뒤에 다이어트에 성공을 했다거나 스타일이 세련되고 분위기가 정말 달라지지 않는 이상 결과는 바뀌지 않으니까 괜히 스스로를 더 괴롭히지 말고 포기하고 돌아섭시다.
만약에 리얼로 그 남자가 지금은 연애에 눈을 돌리기 힘든 상황이다? 연애가 사치라고 느껴질 정도로?
그렇다면,
“지금은 상황이 너무 안 좋아서…”
“이번 시험만 끝나면! 나중에 취업만 하면”
“기다려 줄 수 있겠니?”
후일을 도모하는 멘트를 꼭 하겠죠? 그러니 괜히 혼자 정신 승리하면서 미련 가지지 마시라고요.
문제는 이런 단순 거절이 아니라 이런 멘트를 악용하는 남자들이 있다는 겁니다. [지금 나는 연애할 상황이 아니다] 대사는 똑같아. 근데.
“너랑 사귀더라도 전화 통화…. 이런 거 매일 못해.”
“주말마다 하루 이틀 빼서 데이트할 시간 없고...”
“그래도 괜찮겠어? 나중에 사귀고 난 다음에 다른 말하면 안 돼.”
이런 남자의 말에 평범한 여자들은 백이면 백
“어 오빠 괜찮아! 상관없어!”
이렇게 주도권을 홀라당 내어준 채 시작을 하게 됩니다.
“잠깐만 오빠. 그러면 얘기가 좀 달라지는데….” 이런 여자는 아무도 없겠죠.
근데 이렇게 시작된 연애가 말로만 듣던 을의 연애라는 걸 그땐 아무도 모른다는 겁니다. 이런 대사에 담긴 남자의 속 뜻은 '연애로 난 취할 것만 취하겠다' 니까. 전형적인 '갑의 연애'를 하겠다는 의도죠. 반대로 여러분은 을의 연애의 처절함만 맛보게 될 테고. 당연히 을의 입장에서 느끼는 그 서운함? 여자 친구로서 당당히 요구할 수 있는 걸 조금이라도 표현하는 순간.
“이래서 내가 사귀기 전에 얘기했잖아?”
“네가 괜찮다며? 왜 나만 나쁜 사람 만드는데?”
이런 갑의 대사가 튀어나오게 되죠.
결말은 뻔하죠. 그 남자랑 안 좋게 끝나는 건 당연한 거고, 멀쩡한 다음 연애? 다음에 만날 남자 친구와의 관계에서까지 '피해의식'이라는 을의 상처를 숨길 수가 없을 겁니다.
2. "나 연애 당분간 할 생각 없어. 여자 사귈 마음 없어."
대사 자체만 놓고 보면, 아무 문제는 없어요. 자기가 연애를 하든 말든 썸을 타든 말든 자유니까. 뭐가 문제겠어요? 근데 문제는
“나 연애 생각 없어………" (대신 즐기고는 싶어. 스킨십은 완전 땡큐지)
이런 속뜻이 숨어 있는, 그런 속뜻을 은근슬쩍 내비치는 놈들이 있다는 거죠.
“나는 당분간 연애 생각이 없다.”
딱 그 대사만 던지고 연락 안 하면 깔끔하죠. 근데 괜히 ]
“술 한잔 하자..... 너 근데 참 예쁘다.... 몸매가 좋다....."
"너는 판타지 같은 거 없어? 어때 우리 둘 다 성인끼린데 뭐…”
이런 식으로 자꾸만 19금 쪽으로 대화 주제를 끌고 가죠. 전형적인 클리셰, 패턴입니다. 그냥 100퍼센트라고 봐도 됩니다. 첫번째와 마찬가지로, 남녀관계에서 취할 것만 딱 취하겠다는 의도예요. 앞선 케이스가 좀 더 넓은 의미로 취하겠다 였다면. 후자는 딱 스킨십, 잠자리만 취하겠다는 거죠. 아주 심플하고 더 노골적이죠.
“너랑 연애까진 아니야." (대신 파트너는 괜찮아. 쿨~~~한 파트너 하는 거 어때?)
남자가 여러분을 바라보는 가치, 그 남자의 마인드, 인성은 딱 거기까지. 물론 여자도 괜찮다면? 둘이 합의가 된 거니까 뭔 상관이겠어요? 하지만 혹시라도 이런 희망을 품고 시작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걱정이 앞섭니다.
'지금은 비록 스킨십으로 시작하지만, 그래도 나를 만나다 보면, 내 매력을 보여주다 보면 이 오빠도 나한테 넘어오겠지? 내 진심을 알아주겠지?'
꿈도 꾸지 마세요. 제발.
마치 취업이 안된다고, 괜히 좋소(?)나 어디 알바 비슷한 계약직으로 들어가서
"경력 차곡차곡 쌓다 보면 대기업으로 이직할 수 있겠지? 정규직으로 전환시켜 주겠지?”
이거랑 똑같아요. 희망 품지 말자고. 차라리 잠깐 시간을 두고 스펙 쌓아서, 내 가치를 올려서 재도전하는 게 낫지, 괜히 그렇게 들어갔다가 시간은 시간대로 버리고 고생은 고생대로 하는 코스니까.
이런 말 내뱉는 남자와의 연애 역시 철저히 스킨십의 대상, 그 이하도 그 이상도 아닙니다.
3. "나는 원래 그래." 이 놈의 원래충!
“나는 원래 마음을 여는데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야.”
“나는 원래 밤에 전화 통화 오래 하고 그런 거 싫어해.”
“나는 원래 일하고 운동할 때 연락 잘 안돼.”
물론 이 '원래'라는 말을 내뱉는 남자들이 무조건 나쁜 놈이다!라고 단정 지을 생각은 없습니다. 그냥 객관적으로만 바라보자고요.
“그 정도로까지, 그렇게 정성과 시간을 쏟으면서 까지,
본인의 습관이나 고집을 꺾을 정도로 까지는 나를 좋아하지 않는구나.”
보통 남자가 이렇게 말하는 경우가 있죠.
“나 원래 운동할 때는 카톡 잘 안 봐.”
근데 아이유, 수지한테 카톡 와도 안 볼까? 답장 안 할까?
김연아, 박보영이 사귀자고 오빠 좋아한다고 막 앞에서 조르고 난리 치는데?
“아 나는 원래 사람을 알아가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 사람이라…..” 이러겠냐고?
물론 이걸 꼭 이렇게 극단적으로만 몰아붙일 필요도 없어요. 남자고 여자고 20대에 좀 열정적인 연애를 몇 번 하다 보면 지속 가능한(?) 워라밸이 좀 보장된 편안한 연애를 하고 싶은 마음? 이해합니다. 개인의 스타일, 연애관 정도라고 생각하고 너무 과하지만 않으면 어느 정도는 존중할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저는.
하지만 매사 이런 식인 남자들이 꼭 있죠. 뭐 말만 하면
“나는 원래 그래” “원래 회사 갔다 오면 쉬고 싶어. 피곤해. 나만의 시간이 필요해.”
“다른 여자 깻잎? 나는 원래 안 떼어 주면 못 견디는 스타일이야. 신경 쓰여서 밥이 안 넘어가.”
설사 그게 X소리일지라도 설득의 과정, 상대방의 기분을 조금이나마 풀어주는 과정은 있어야죠. 본인의 결론이 달라지지 않더라도 상대방의 기분은 살피면서 풀어주고 맞춰가려는 노력? 이런 성의 정도는 보여야죠. 그 정도 정성은 쏟아야 비로소 상대에 대한 애정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거니까.
근데 이런 막무가내 “원래충” 들은 그런 최소한 성의, 정성도 없이 '그냥 네가 나한테 맞춰. 싫음 말고.' 이거니까.
"그래도 내가 좀 더 이해하다 보면 오빠도 좋아지겠지?"
"지금은 연애 초니까 좀 더 지나면 맞춰지겠지. 결혼해서 같이 살면 괜찮아지겠지?"
물론 함께하는 시간이 지나면 당연히 안 맞던 것이 맞춰질 수는 있겠죠? 하지만 그것도 맞출 마음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죠. 애초부터 그 마음이 없었던, 아주 작았던 사람들의 결론이야 뻔합니다.
저는 늘 여러분께 '적극적인 연애'를 적극 권장합니다. 하지만 그 적극적인 연애가 무조건 앞 뒤 보지 말고 일단 지르라는 말은 절대 아니죠. 연애 자체에 대해서 언제나 찬성이지만, 연애가 아닌 상처, 아픔, 고생 이 뻔히 보이는 지옥불에 뛰어드는 일은 한사코 말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