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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정 Dec 17. 2023

우울유전자

마음이 참기 힘들 만큼 혼란할 때가 있다. 그럴 땐 나쁜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숨이 막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라앉는다. 빠지지 않으려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산책을 하거나 잠을 청해봐도 그때뿐이다.


우울증에 취약한 유전자가 존재한다는 의학기사를 본 적이 있다. 유전자로부터 비롯된 만성 염증상태가 뇌 기능 이상을 초래해 우울증이 쉽게 발현한단다.


난 사람마다 각기 다른 감정 제어능력을 타고난다고 생각한다. 지인 중에는 살아가면서 단 한 번도 우울감을 느끼지 못했다는 사람이 있다. 물론 많이 힘들고 지친 때는 있었지만, 감정이 요동치거나 끝없이 침전하는 우울을 느낀 경우는 없단다.


마음이 휘몰아치고 바닥으로 가라앉을 때가 있다. 내 모든 것들이 의미 없게 느껴지기도 하고, 제대로 살고 있는지 묻는다. 자책과 함께 말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따뜻한 말 한마디도, 책 속 희망찬 한 문장도 나를 잡아주지는 못한다.


난 ‘우울유전자’가 많은 사람인가 보다.

치료가 필요하다.


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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