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깨우는 새벽 메시지
오늘의 글감 : 사진 한 장으로 시작하는 글쓰기
아침마다 보내오는 사진 한 장.
일어나서 휴대폰을 켜면 어김없이 새벽 운동 후, H는 사진 한 장을 보내오신다.
어느 날엔 어스름한 보랏빛 새벽을, 어느 날엔 물기를 머금은 들꽃을, 어느 날엔 송골송골 이마엔 땀방울, 미소 가득히 찍은 셀카 사진을.
보면서 참 대단하다 싶고, 아침부터 보내오는 새벽의 사진은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 주기도 하고 여전히 침대 위를 헤매고 있는 게으른 나를 일으킨다.
몇 달의 시간이 흘러도 H의 아침은 언제나 상쾌하다. 그녀가 머금은 새벽 공기가 나에게까지 전해졌다. 어느 날엔 운동화를 신고 어스름 새벽에 나섰다.
'우와, 새벽에도 많은 사람들이 아침을 시작하는구나.'
공원을 돌다 보니, 아침 음악 소리에 맞춰 새벽 댄스로 아침을 활기차게 시작하는 나이 드신 분들도 보인다. 출근하는 사람들도 보이고 이른 아침 장사 준비를 하는 분들의 분주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조용히 잠든 가운데 여기저기 깨어있는 모습들이 이상하게 들뜨게 했다.
가볍게 몸을 풀고 뛰기 시작했다. 천천히, 낮은 속도로 숨을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쉬면서. 내 곁은 지나치는 사람들에게 작은 소리로 인사를 나누며 걸음에 속도를 내었다. 조금씩 발폭을 넓히고, 숨소리도 커졌다. 심장이 뛴다. 기분이 좋다.
아, 이런 거구나. 매일 아침 그 새벽에 일어나 달리는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얼마 전, 눈여겨보던 러닝화를 주문했다. 가끔 저녁에 운동화를 신고 길을 나선다. 아직은 게으름이 많아서 새벽 대신 저녁에. 혼자 가는 길이 외로울 때면, 딸을 꼬셔서 길을 나선다. 새벽엔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고, 저녁엔 딸과 걷고 뛰며 그동안 듣지 못했던 딸아이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다.
며칠 뛰지 못했더니 발바닥이 간질거린다. 본격적인 연휴가 시작되기 전, 내일은 오랜만에 새벽 달리기를 하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