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성의 도시, 포항. 고향이라 불러도 될까요..?
포항 소재의 한 대학에 재학중인 김 군(23세).
그는 2017년까지 서울과 수도권을 떠나본 적이 없다.
고향은 서울턱별시, 초딩 이후의 주거지는 경기북부 어딘가.
내겐 지금까지 새로울 것이 없었다.
늘 복잡한 교통과 빼곡한 아파트 숲.
주변 사람들은 커피를 들고 뛰어다니는 ‘낭만 없이 속도감만 있는 지역’
아.. 맞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것도, 포항에서의 삶을 경험해봤기에 상대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일지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내가 이렇게 대학 때문에 포항에서 지내보고, 군 복무를 강원도 산골짜기 고성에서 하지 않았다면, 나는 여전히 이 작은 행복로 거리(의정부 시내의 번화가)와 노원 롯백 변두리가 내 세상의 전부였겠지.’
타지에서의 삶은 내 삶의 태도를 바꿔주었다.
경험의 확장. 그것은 내 세상을 확장해주었다.
서울에서 포항까지. 포항에서 고성까지.
나름 발바닥을 갖다 대 본 지역이 넓혀졌달까..?
포항에는 말이지, 지금까지 상상하지 못했던 삶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딜 가나 주변에서 맛깔나는 사투리를 들을 수 있다.
내 근본을 형성한, 가장 사랑하는 대학 캠퍼스가 있다.
친한 친구들이 있다.
제일 중요한 건, 도시가 꽤나 낭만이 있다는 것이다.
아.. 포항 너무 마음에 든다.
여기서 계속 살고 싶다.
있는 것 빼고 다 없지만, 그래서 좋다.
욕심 없는 이들이 모인 평화로운 도시다.
나는 인간관계든 살고 싶은 지역이든 참 까다로운 기준들을 가지고 있다.
너무 대도시도 아니어야 하고, 그렇다고 깡 시골은 싫다.
북적이는 사람들의 밀집도 싫고, 반대로 적막이 흐르는 휑한 지역도 싫다.
뭔가 쓸 데 없이 많아서 다닐 곳을 정하기 힘든 것도 싫지만, 최소한의 것은 다 갖춰져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바다’가 있어야 한다.
언제든 답답하면 걸어가 광활함 속에 묻어갈 수 있는 곳.
모든 답답함과 스트레스를 던져버릴 수 있는 곳.
내가 바빠서 찾지 못하더라도 언제든 갈 수 있는, 그런 바다가 있어야 한다.
내 스타X스 회원 닉네임은 ‘캘리포항니아’다.
2년쯤 전에 취미로 만든 곡의 제목이었는데, 그 때부터 이 단어가 꽤나 마음에 들었다.
해외라고는 필리핀과 일본에만 다녀왔지만, 캘리포니아는 무슨, 미국에 가본 적도 없지만 어쨌든 포항은 그런 비스무레한 곳이 맞다고 느껴서 대충 지어봤다.
졸업을 앞둔 내가 검은 사각 모자를 쓰기 전까지 작가로서 많은 발전을 이룩한 상태라면, 그리고 이런 저런 도전들이 성공한다면 아마 계속 이곳에 남아있을 수 있겠지.
물론, 그러지 못한다고 해도 어떻게든 이곳에 잔류할 생각이다.
대학이라는 사회에서 벗어나고, 친구들도 다시 본가로 돌아간다고 해도.
포항 자체가 너무 좋아져 버렸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벌써 포항에서의 삶이 4년을 가득 채워간다.
본 고향을 묻는다면 서울이라고 할 수밖에 없겠지만, 마음의 고향은 분명 포항이다.
이곳에서의 삶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으니.
당신에게도 이런 곳이 있을 것이다.
굳이 여기저기 다녀볼 필요 없이, 좋은 곳이라고 느껴진다면 그냥 정착해보자.
싫으면 말고ㅋㅋ.
아래는 전에 썼던 ‘CaliPohangnia’의 가사 일부다.
혹시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을까봐 그냥 적어봤다.
Walkin’ along the beach
난 좋아 저 가로등 빛이
우린 화려함과는 거리를 두지
익숙함 속에 숨어있지 고상함은
P city is my serendipity
오늘도 밤에 모여 어딨어 던져 둔 패딩
다꺼놔 폰은, 몇 번을 보는 건진 몰라도 좋거든
접어뒀던 이상을 다시펴도 돼 야경 앞에서는
느린 이 도시엔 랜드마크가 The Ocean
다 좋은 대신 오면 못 벗어나 Caution
여긴 사실 아닌 것 같아 Asia
동물의 숲처럼 놀러와 on your vac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