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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즘작가 Aug 18. 2023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건데요.

돈보다 가치 있는 것을 추구하자.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어렸을 때부터 한번씩 듣는 말이 있다.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 하는 일부터 해.”라던지 “사람이 어떻게 매번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겠어.”같은 말들.


당신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런저런 특강에서 우리 모두는 사분면을 질리도록 그려봤을 것이다.

한 축은 중요한 정도, 한 축은 시급한 정도.

보통 그 두 개가 모두 높은 것을 ‘해야 하는 일’이라 칭하고

두 개가 모두 낮은 것을 ‘중요하지 않은 일’ 정도로 가르치곤 한다.


나는 진심으로 한 순간도 ‘좋아하는 일’만 하며 살아온 시간을 후회해본 적이 없다고 말하고 싶다.

항상 ‘해야 하는 일’에만 허덕이다가, 정작 우리가 원하는 것들은 모두 포기해버리고 만다.

하고 싶은 일이 후순위라 생각하지 말고, 그것을 앞에 두어 보는 것은 어떨까?

해야 하는 일은 어차피 급하게 쫓겨서라도 당신이 시간을 내서 마무리할 것이다.


하지만, 해야 하는 일만 우선시하면 결국 그것의 ‘데드라인’에 맞추기에 급급하고, 또 다른 일이 생겨버릴 테니 하고 싶은 일의 자리는 없어지고 만다.

당신이 일주일 내내 ‘좋아하는 일’을 총 몇 시간동안 했는지 계산해보자.

만약, 꽤 절망적인 결과가 나왔다면, 당신의 정신건강은 매우 위독한 상태이다.

당장 하고 싶은 일의 수혈이 필요해..!!




좋아하는 일은 시간의 사치다.


우리 삶은 유한한 시간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길지 않은 시간을 ‘하고 싶은 일’로 가득 채운다는 것. 그것은 행복이며, 동시에 시간의 사치다.


‘연애학’이라는 웹툰에서 내게 가장 강렬한 인상을 줬던 멘트가 있다.

“생존을 위해서 먹는 라면과 밤 늦게 끓여먹는 라면이 어떻게 같을 수 있겠어.”

그렇다. 사치란 그런 것이다.

꼭 필요해서 하는 것은 ‘당연’할 뿐, 우리에게 오히려 큰 행복감을 주는 것은 사치다.


돈의 사치를 장려하는 글은 아니니 오해 금지..!

여튼, 나는 시간의 사치를 즐기는 사람이다.

미래를 위한 영어공부, 자격증공부, 뭐 이런 저런 것들도 다 좋지만 우리는 한정된 시간을 살아가는 ‘유한한 존재’일 뿐이고, 우리의 삶이 언제 끝맺어질 것인지 알 수 없다.


당신이 당장 일주일 뒤에 죽는다면, 미래를 위한 준비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미래’를 늘 가정하고 살아가기에 현재를 희생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말이지.. 당신이 늘 그리고 있는 ‘미래’는 사실 오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기에, 당신이 지금 목표한 바를 이룬다면 또 새로운 다음 목표가 생겨있을 것이다.

이것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어차피 당신은 늘 새로운 목표를 세울 것이고, 모든 것이 ‘완료된’ 상태는 오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물론 성취의 기쁨도 크겠지.

하지만, 현재를 희생하기만 하며 느끼는 보람은 당신을 언젠가 지치게 한다.

미래를 위해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은 채 즐기라는 것이 아니다.

YOLO족이라는 이름 아래, 빠꾸 없이 놀아버리라는 말도 아니다.

그저, 현재 당신이 원하는 즐거운 일들을 하며, 그것을 쌓아 좋은 미래를 만들어내라는 말이다.


당신은 글쓰기를 좋아하는데, 굳이 글 쓰는 시간을 억누르며 공부해서 공무원이 된다면 행복한 삶일까?

그냥 글을 써라. 당신이 행복해하는 일을 열심히 해라.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은 ‘미래’를 등진 것이 아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다른 일보다 더 잘 할 수 있다.

누군가 시킨 것도 아니고,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글을 열심히 써서 그냥 전업이든 부업이든, 작가로서의 삶을 살아라.

대신 좋아하는 일이라고 마냥 대충하지는 말고 최선을 다해서 하는거지.


많은 이들이 이런 말을 한다. “해야할 일 먼저 하고 쉬어도 되잖아. 놀아도 되잖아.” “꼭 해야하는 것부터 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해” 

당신의 생각도 궁금하다. 어떻게 생각할까. 

벌써 느껴지겠지만 나는 이 말에 반대하는 삶을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생각이다.


한 가지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은 당연히 병행할 수 있으며, 정확히 배타적인 개념 역시 아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을 감당하지 않으며 사는 것도 아니고, 반대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핵심은, ‘하고 싶은 일’에 당신은 얼마나 많은 비중을 두고 살아가는가. 그것에 있다.


고등학생 때부터 엄빠 말을 뒤지게 안들었던 나는, 그렇게 멋대로 살아온 것에 대해 후회해본 적이 없다.

엄마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학원에 다녔고,

내가 원하는 대학에 지원했고,

자취하겠다고 칭얼거려서 지금은 3년차 프로 자취러가 되었다.


대학 학부도 내 마음대로 정했고, 이수하는 과목도 ‘들어두면 더 좋은 강의’가 아니라 ‘내게 더 재미있고 유익한 강의’만 골라서 들었다.

꿈도 그렇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기 직전, 단기선교에 다녀온 내가 갑자기 목사님이 되겠다고 했을 때도, 이런 저런 고민과 생각 끝에 진로를 바꿔 작가가 되겠다고 했을 때도 그 모든 선택과 판단의 주체는 ‘나’였다. (물론 목사를 하겠다고 생각했던 것이나 작가로 전향하려는 과정 등에서 당연히 신앙적인 고민도 많았고, 신 앞에서까지 아주 막나가는 것은 또 아니었다)


대학에서도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은 전부 했고, 바빠서 죽어가는 한이 있더라도 해보고 싶은 활동은 전부 참여했다.

기존에 없던 것을 만들기도 했고, 배우고 싶은 것은 열심히 배웠다.

이렇게 살아온 나는 행복할까?

당연하지. 더 없이 행복했고, 지금도 그렇다.




돈보다 가치 있는 것


주체적인 삶이 주는 행복은 다른 행복과 비교할 수 없고,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좋아하는 일을 해야한다.

‘돈’을 잘 벌기 위한 사투는 당신을 행복하게 해줄 수 없다.

내가 어릴 때부터 음악가들을 동경해왔던 이유도 그런 멋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없고 돈도 잘 벌지 못해서 쪼들리며 살아가지만, 그래도 낭만있게 좋아하는 음악을 하며 사는 삶.

몇몇은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대부분은 그런 삶에 후회가 없다.

돈을 잘 버는 삶이 아니라 스스로 행복하고 가치있는 삶을 살아라.


잠깐만 생각해도 알 수 있지 않나.

당신이 삶을 살아가는 목적이 ‘돈’이 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인생은 한 번 뿐이다. 윤회니 뭐니 그런 건 없다.

(불교를 디스하고 싶은 건 아니니 오해하지 말길)


생각해보자.

‘다음 생’이라는 것이 진짜 있다고 해도, 그것을 위해 이번 생은 갖다 버릴 것인가.

그리고, 기억이 지워진 채로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그 사람이 지금의 당신과 ‘동일한’ 존재라고 할 수 있는가.

말도 안되는 거지.

한 번 뿐인 인생, 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길 바란다.


당신이 신을 믿는다면, 신은 당신이 어떤 곳에서 어떤 일을 하던지 당신의 마음이 그를 향한다면, 어떤 것을 드리든 기뻐할 것이다.

당신이 신을 믿지 않는다면, 오히려 신앙에 의한 몇 가지의 제약이라거나, 절대자를 위한 희생도 없으니 스스로의 행복이 당연히 1순위 아닌가.


살자. 행복하게.

몇 년 뒤, 당신의 입에서 “아.. 이 때 이렇게 해 볼 걸..” 따위의 말이 나오지 않도록.

“캬.. 그 때 정말 대단했지. 하고 싶었던 걸 다 해봤으니까!”라는 말이 나오도록.


하고 싶은 일을 해라.

없다면, 죽을 힘을 다해서 하고 싶은 일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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