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 숨어서 뭐하겠습니까. 난 문 닫기 싫어요.."
시작에 앞서.. 많은 글을 너무 빠른 템포로 발행해서 죄송합니다!
초보 작가인데 제가 세이브 원고를 둘 여력이 어디있겠어요...ㅋㅋㅋㅋ
대학의 방학은 길지만 길지 않으니 남은 2주 동안은 학기 중보다 더 열심히 글을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A 교수님을 알게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선언한 결심이다.
“뭐 먹고 싶니?”
“글쎄요.. 음.. 근처에 숨은 맛집이..”
“너 취향 은근 까다롭잖아 ㅋㅋㅋ”
“ㅋㅋ근데요, 교수님 뜬금 없지만 저는 나중에 숨은 맛집 안 할래요. 그냥 남들이 다 아는 유명한 맛집 할래요.”
내가 좋아하는 카페들은 늘 몇 년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나는 조용하고, 사람이 없는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손님의 발길이 적은 곳을 찾아 다니기 때문일 것이다.
내겐 좋은 카페이지만, 사장님 입장에서는 그런 적자 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 없으셨겠지.
(나만의 시간을 보내러 다니는 카페와 별개로, 스타xx는 그냥 좋아하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자주 방문한다.)
사실 나는 그래서 한 곳의 단골이 되는 것이 익숙하다.
조용한 곳을 찾는 나만의 아지트가 사라지지 않도록 나라도 계속 그곳을 찾아야 하니까.
그래야 계속 나만의 공간을 즐길 수 있을 테니.
최애 카페들의 폐업을 여러 번 겪으며, 나도 주변의 몇몇 사람들에게만 알려진 ‘숨은 맛집’이 될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
결론은 ‘그러지 말자.’ 였다.
모두에게 유명한 맛집이 되어 문을 닫지 말자.
내가 열심히 돈을 벌어 내가 사랑하는 곳이 문을 닫지 않도록 도우면 되니까.
물론,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예외적으로, 숨은 맛집이 되기로 했다.
내 소수의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로도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고, 그들에게만 부여되는 일종의 특권(Privilege)이 있어야 정당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친구의 권리’를 다루게 될 글에 따로 적어보려 한다)
나는 대외적으로 숨은 맛집이랑은 거리가 먼 사람이다.
드러내기를 원한다기보다는 감추며 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아니니까.
당신은 알고 있는가. 세상 사람들의 90%는 자신을 숨기며 살아간다.
생각도, 취향도, 자신의 가치관도.
왜 그렇게 살아가냐고..?
드러내기 부끄러우니까. 사람들의 비판이 두려우니까.
지금의 상태는 보여주기에 스스로도 민망한데 그것을 드러낼 수 있겠는가.
자신있게 많은 것을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이 오히려 특이한 것이다.
작년 초까지 나도 그렇게 살아왔다.
얼마 전, 오랜 친구를 만나서 대화하던 중, 그런 말을 들었다.
“너는 절대 그러지 않을 줄 알았는데, 왜 갑자기 인스타그램에 자작곡도 올리고, 이것저것 드러낼 수 있게 된 거야?”
그렇다. 나는 작년 이맘 때 쯤, 큰 생각의 변화를 겪기 전까지는 많은 것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왔다.
이유는 별 거 없다. 부끄럽기도 했고, 자신이 없었으니까.
내가 하는 음악은 부끄러운 수준이었고, 자신 있게 보여줄 수 없었다.
그래서 몇십 곡의 짧고 긴 자작곡들이 쌓여갔음에도, 스스로 만족하지 못해서 ‘휴지통 비우기’라는 중형에 처해진 녀석들이 많았다.
내 스스로도 ‘이건 아니다..’ 싶은데 다른 사람들에게는 오죽할까.
그런데, 퍼스널브랜딩의 과정을 겪고 나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근데 꼭 잘해야 보여줄 수 있는건가..?’
‘그래, 그럴 필요는 없지.’
세상도 프로세스 이코노미를 지향한다는데, 10년이 지난 뒤에야 이것저것 공개해서 처음부터 잘했던 사람인 것처럼 살아가는 게 멋진 삶인가? 에이, 그건 아니지.
아무 것도 없이 시작한 사람이 어떤 과정을 거치며 성장하는지 보는 것이 드라마의 핵심 서사고, 주인공이 되는 거니까.
왜 힙합에서도 맨날 쓰는 말이 있지 않은가.
‘Started from the bottom’
물론 나는 그런 사람은 아니다.
대충 뭐 중산층에서 시작했고, 어려울 때도 있었지만 그 때는 어려운지도 몰랐으니까.
그런데 취미 생활이란 건, 다 그런 것 아닌가.
모두가 밑바닥에서 시작하고, 발전해가는 것이지.
당신의 시작점은 상관 없다. 그냥 뭐든 열심히 즐기면 된다.
대충 말고 열심히.
그리고, 필요한 시점에는 그것을 남들 앞에서 드러낼 줄도 알아야 한다.
취미생활이란 것은 자고로 드러내는 것이다.
그래야 ‘대충’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나 혼자는 뭐 어떤 짓을 해도 즐겁다.
발전하지 않아도 상관없기 때문이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좋은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야 더 노력하게 된다.
물론 늘 그런 것은 아니고, 단순히 내 재미를 위할 때도 많지만.
좀 웃긴 말이지만, 나는 내 글이 어떤지, 내 노래가 어떤지 모니터링하기 위해 다 쓰고 난 곡을 여러 번 돌려 듣고, 글도 3번 이상은 다시 읽어본다.
나르시시스트가 아니라, 쓸 때는 알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기 때문이다.
음악하는 사람들이 가장 부끄러운 때가 언제인지 아는가.
그것은 미디 작업(믹스, 마스터링)을 거치기 전에 순수한 자신의 생 목소리 녹음을 들었을 때다.
생각한 것보다 아주 아주 구리니까.
물론 미디 작업을 할 줄 모르는 나는 지금까지도 그냥 생 목소리로만 올린다.
그래서 더 좋은 점도 많다.
오토튠으로 좋게 만드는 방법을 모르니, 그냥 내 순수한 목소리를 갈고 닦아 더 듣기 좋은 목소리로 만드는 과정을 수 없이 겪기 때문이다.
나는 음악가도 아니고, 그렇다 말할 실력도 아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음악을 꽤 많이 좋아한다는 것이다.
내 주변 사람 누구에게든 나에 대해 묻는다면, 음악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하진 않아도, 음악에 얼마나 진심인지 모르는 이들은 없을 것이다.
실력도 뭐 언젠가는 나아지겠지.
어쨌든 남기고 싶은 메시지는 명확하다.
나는 숨지 않는 맛집, 모두가 아는 명소가 될 것이다.
산문에 있어서 최고라 하는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때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나는 처음부터 나를 숨기지 않을 생각이다.
어떤 분야이던 말이다.
어느 순간 내가 글이 싫어진다면, 당장 그만두고 또 새로운 것을 하고 있겠지.
하지만 그 새로운 것을 시작하고, 발전하는 모든 과정을 또 다시 보여주며 살아갈 것이다.
우리 모두 그렇게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라고 하지는 않겠다.
이 방식은 모두에게 추천할 만한 ‘좋은 것’은 아닐테니.
조용한 삶을 원하는 사람은 그렇게 사는 것이 맞지.
하지만, 세상에 당신의 가치를 계속 외치고 싶은 사람들은 언젠가 방 문을 열어야 할 때가 온다.
그 때, 열지 않는다면 당신은 누군가에게 ‘나만의 작은 아티스트’가 될 수 있겠지.
하지만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언젠가 겪을 남들의 시선과 비난에 무뎌지는 연습이 필요하니까.
글을 발행하기 전에는 고작 몇 kb의 용량을 차지하는 파일일 뿐이다.
그것을 세상에 공개할 때, 비로소 가치를 얻고 시장에서 평가를 받는 것이지.
비판도 좋고, 호평도 좋다. 이유 있는 비판은 비난이 아니니까.
우리 모두 서로의 발전을 위해 생각을 나누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