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페라 형식이라 영상이 많이 나오는 걸 짐작했지만 이럴 거면 극장을 가지 싶을 정도로 필름비율이 많았고, 음악적인 부분도 그다지 모르겠다. 아포칼립스 분위기의 폴란드 소설 원작인데 스토리 또한 파악불가에 제일 견디기 어려운 건 끝도 없는 프랑스 대사. 오페라인지 영화인지 연극인지 그 어디에 있는 퍼포먼스였다.
그나마 좋았던 건 우체부 VALOUCHKA 역을 맡았던 카운터테너 필리페 야로스키(Philippe Jaroussky)의 아름다운 노래였다. 목소리가 실크처럼 챠르르하다. 혼자 작은집에 사는 아들에게 좀처럼 정을 주지 않는 그의 엄마는 성난 폭군들에 의해 길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마치 2차 대전에 폴란드를 침공해서 수없이 많은 주요 인사들을 무참히 죽여 없앴던 나치들의 환영을 보는 듯했다.
죽음에는 순서가 없다.
태어남과 죽음은 내 의지로 되는 것이 아닌 신의 영역이다.
분명한 건 태어나면 죽는다는 명확성이다.
오로지 내 의지로 살아내는 건 현재뿐이다.
요즘은 쓸데없어 보이는 일을 하며 지내고 있다.
한국문학을 읽는데 문장의 밀도감과 긴장이 절묘하고
심박하다. 최은영의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를 읽고 싶은데 서점이 너무 멀다.
오페라 보고 나오니
비가 내렸는지
대기가 촉촉했다.
하늘이 여느 때와 달랐다.
베를린의 밤은 아직 어리다.
밤 10시, 이제 날이 뉘엿뉘엿한다.
오렌지 빛 베를린의 노을은
적당히 멜랑콜리하고
매우 청미 했다.
MELANCHOLIE DES WIDERSTANDS
MÉLANCOLIE DE LA RÉSISTANCE
EINE FILMISCHE OPER (2024)
Auftragswerk der Staatsoper Unter den Linden
MUSIK VON
Marc-André Dalbavie
TEXT VON
Guillaume Métayer in Zusammenarbeit mit David Marton nach dem Roman von László Krasznahorkai
Dauer: ca. 2:15 h ohne Pause
Sprache: In französischer Sprache mit deutschen und englischen Übertitel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