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를 바라보면서
참 뜻밖이다. 이재명 대통령 정부의 첫 장관 인선을 보고 '참, 신선하다'란 생각이 든다. 정치인 등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리고 주요 분야 대표나 이사 등을 지낸 사람들을 말하는 게 아니다. '현직 기관사'로 열차를 직접 몰고 있는 노동자가 장관 후보자로 선정됐다는 것에 주목하고 싶다.
그는 그냥 현직 노동자가 아니다. 민주노총 위원장을 지낸 사람이지만 그는 소위 노조 활동을 이유로 노동 현장을 떠나지 않은 인물이다. 민노총 위원장을 지내고도 다시 현업인 기관사로 봉직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국민들로 하여금, 아니 이 땅의 노동자들로 하여금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를 수밖에 없다.
많은 노조 간부 출신들이 현업에 복귀하지 않고 상급 노조나 단체에 간다. 그리고 노조 활동을 기반으로 삼아 정치권을 기웃거린다. 거의 공식화하다시피 한 게 작금의 사실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치 현장에서 노조 활동을 무기로 자신의 정체성을 과시하는 사람들이 상당수이다.
노동자는 산업 현장에 있어야 한다. 노조 활동은 동료 노동자를 위해 잠시 내가 봉사하는 것인데도 노조 간부가 권력이 되고 정치권 언저리를 위한 디딤돌로 삼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우리 노조가 정상적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김영훈 장관 후보자는 민노총 위원장에서 내려와서 다시 현업에 돌아갔다. 물론 그도 비례 대표 등으로 정치권을 오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노동자로 일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누구보다 신선하고 뜻밖이다. 현업에 배치돼도 멀찍이 편한 자리를 찾아 대충대충 시간을 보내는 노조 간부 출신이 많은데 그는 기관차의 소음과 열기, 승객들과 몸으로 부딪치는 '꿈꾸는 기관사'로 현장을 떠나지 않았다.
여야 진영을 떠나 김영훈 장관 후보자의 지명은 참으로 올바른 것 같다.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앞으로도 국회의원, 법률가 출신보다 그 자리에 맞은 현장 중심의 전문가를 인선하는 모습을 더 많이 보고 싶다.
김영훈 장관 후보자가 청문회 준비를 위해 출근하면서 고용노동부 앞에서 시위하고 있는 노동자를 만나고 있는 모습만 봐도 그가 앞으로 노동자나 국민을 위해 어떤 일을 할 것인가를 짐작할 수 있다.
이제 진영 정치를 넘어 민생을 챙기는 그런 정치가 보고 싶다. 국민은 너무 오랫동안 정쟁에 시달려왔다. 새 술은 새 부대란 말처럼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걸 보고 싶다. 이재명 대통령뿐 아니라 여야 정치인들은 극렬하게 나눠진 정치인의 진영 싸움과 국민의 진영 싸움을 멈춰야 할 때이다. 김영훈 장관 후보자가 무사히 청문회를 통과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