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게하스텝들의 제주 당일치기
저번에 제주도를 먼저 떠났던 현덕이와 현재 게하 스텝을 하고 있는 정희와 그리고 채원이와 나 이렇게 넷이서 여행을 하기로 했다. 서로 바쁘게 일하고 있던 사이에 휴무가 겹쳐서 시간을 낼 수 있었다. 갑작스러운 여행이었기에 경황이 없었고 전날에 우리는 일을 하고 있었고 그나마 여유가 있던 현덕이와 정희가 여행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나중에 만나 차에서 얘기를 해보니 다들 MBTI가 나 빼고 다들 J였다. 운전도 현덕이가 했기에 우리는 일명 '덕이투어'를 즐길 수 있었다.
첫 번째 우리가 갈 곳은 아침 겸 점심을 먹기 위해서 '만지식당' 을 방문했다. 가게에서 보이는 풍경은 엄청난 오션뷰나 도심 외곽에 위치한 애월의 아기자기한 식당이다. 외관을 보니 일본에 있을 것 같은 일식당의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가게 내부가 협소해 테이블도 3개밖에 없고 최대 정원 또한 4명이다. 밖에는 웨이팅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우리는 3번째였다.
우리는 왕새우 튀김우동, 야끼소바, 그리고 돈카츠 정식 2개를 시켜서 나눠 먹기로 했다. 돈카츠는 육즙 가득 품고 있는 도톰한 돈카츠였다. 한 입 베어 물자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부드러운 식감이 좋았다. 야끼소바는 해산물과 소시지 그리고 다양한 야채들로 푸짐한 양이 특징이다. 왕새우튀김우동은 국물이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었다. 그리고 후식으로 내어주는 매실에 담근 체리(?)가 기분 좋은 식사의 마무리였다. 제주도에서 푸른 바다가 보이고 사람들이 북적이는 관광지 앞 식당들도 좋지만 한적하고 조용한 만지식당에서 여유로운 식사 한 끼를 하고 싶으면 추천한다.
밥을 든든하게 먹고 소화를 시킬 겸 제주도 서쪽 대표 오름 중 하나인 '금오름' 으로 향했다. 금오름은 화창한 날씨에 올라 보는 정상이 이뻐 유명하지만 우리가 간 날에는 비가 오고 흐릿했다. 그런데 흐릿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숲 속에서 걸으면서 안개가 낀 풍경은 다른 매력이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지만 안개 넘어 느껴지는 이 대자연의 피톤치드가 상쾌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비가 와서 숲 향이 더 향긋하게 느껴졌다. 전 날에도 비가 많이 와서 분화구에 물이 고여있는 것을 볼 수 있다. SNS에서 보는 노을 지는 혹은 따스한 햇빛이 숲 속으로 스며든 아름다운 풍경은 아니었다. 그래도 좋은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면 방문한 곳이 기대 이하 거나 생각하던 그런 뷰가 아닐지라도 가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오름도 오르고 목도 마르고 몸도 지치니 카페를 가서 잠시 쉬었다 가기로 했다. 애월 카페 거리 근처에 위치해 있는 '해화탕' 을 방문했다. 이 카페는 밖에는 파라솔과 야자수 그리고 폭신한 소파가 있어서 날이 좋은 날 바다를 바라보며 즐길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안에 들어서자마자 바닥에는 모래가 가득한 게 특색이었고 정중앙에는 물 위에 초가 올려져 있는 그릇들이 제각기 부딪히며 내는 소리가 마치 절에 있는 종소리 같았고 잔잔한 음악과 함께 가만히 그릇들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명상을 하듯이 차분해지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정해진 시간에 방문을 하면 연기가 바닥에 자욱하게 앉아 정말 신비로운 느낌을 연출한다. 연기가 나오는 모습까지는 보지 못했지만 앉아서 고요한 분위기에서 힐링하는 기분이다.
제주에서 지내다 보면 30분-1시간 정도의 거리는 정말 멀게 느껴진다. 그래서 보통 제주를 여섯구역으로 나눠서 여행한다. 보통 제주 서부, 시내, 동부 그리고 서귀포 서부, 시내, 동부 이렇게 나눠서 각 구역마다 하루씩 여행을 다니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제주 서부를 여행한다면 이렇게 세 장소를 방문해보기를 추천한다. 이 장소들은 협찬이나 광고등을 받지 않은 정말 내돈내산 여행지이다. 아직 끝나지 않은 당일치기 여행 2편은 서귀포 지역이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