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느린 산책은 생각이 많아지고 누군가와 간절히 대화하고 싶은 욕구가 솟는다. 그만큼 몸에 여유가 있다는 거다.
그렇게 여유 부리다 빨리 오라는 전화를 받았다.
꽤 먼 거리라 뛰듯 걷는 듯 경보 수준의 걸음을 시작했다. 갓 들어온 군인처럼 두 팔과 두 다리는 허공을 크게 가로지르며 걷는다.
그렇게 파워 워킹으로 꽤 오랜 시간을 걸으니,
발바닥과 허리가 내 몸의 주인이 된다. 한 발짝 한 발짝 움직일 때마다 중력을 이겨내고 반백 키로를 들어 올리는 두 다리가 새롭게 보인다.
또, 발가락과 발등사이 접히는 부분이 펴졌다 접히며 수만 번을 애쓰고 있는 걸 발견한다. 40년 넘게 몰라봤던 녀석이라 더욱 기특하다.
오랜만에 오래 걸어서일까.
막판 가서는 고통이 찌릿찌릿 올라온다.
기계적으로
골반뼈가 나를 이끌고, 발바닥이 밀어 올려준다.
그 순간
나는
물질이 된다.
지금껏 정신이 육체(물질) 보다 우선한다고 믿어왔다. 오만이었다.
그걸 깨닫게 해 주려고 (김기사가) 나를 이 먼곳에 떨궈주고 갔나 보다.ㅋㅋ
샴쌍둥이처럼 뿌리는 하나, 몸통은 여러갈래인 나무를 만나, 몰~래 올라타고 싶었지만 꾸욱 참는다./ 물감으로 백조 그린 후, 종이를 반으로 접었다 펴면 딱 이런 모양 나올텐데ㅋ
류블라냐는 유럽 도시 중 분리수거 1등감! 거리에서 일반쓰레기를 버리려면 특정카드가 필요하다. 쓰레기 한움큼 쥐고 다님ㅜ /골룸들이 귀엽게 난동피우는 걸 보니 집시들의 놀이터인듯!
♡ 차에서 사는 4 가족의 유랑 경로 ♡
한국 출발(22.08.19) -러시아 횡단(김기사만)-핀란드(여기부터 네 가족 다 함께)-노르웨이-스웨덴-덴마크-독일-네덜란드-다시 독일-폴란드-체코-오스트리아-슬로바키아-헝가리-루마니아-불가리아-그리스-튀르키예 -조지아-튀르키예-불가리아-북마케도니아-알바니아-몬테네그로-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2023.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