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일기

by 보포름

아침의 뒷모습을 함께 볼 수 있는 사람이
잠결 머금은 소리로 따뜻한 웃음소리를 낼 때 감사합니다
커다란 손이 살랑거리는 배려로 나를 쓰다듬어 일으키면
나의 중간 손이 작은 손들을 간지럽혀 깨웁니다

아침의 앞으로 나서는 반듯한 뒷모습에
마음이 벌써부터 그리워 막막해진다면 믿으실까요
아침을 등지고 몽실거리는 작은 손에 숟가락 쥐어주며
발걸음을 도닥거릴 때 그의 뒤를 이어 아침의 앞으로 나섭니다

고요히 시침과 분침을 나르는 무소음 태엽처럼
조용히 살림살이를 나르는 나의 손발이 하루를 담담하게 합니다
오랜 인연의 안부가 반가워 마음 한쪽이 들뜨기도 하고
잔잔한 시 한 편에 마음 반쪽이 아려오기도 합니다

작은 손들을 잡고 웃으며 가야 할 곳이 있다는 게 얼마나 기쁜지요
작고 잦은 포옹이 보다 커다란 사랑의 답장으로 돌아올 때면
평범한 모든 것에 감사하고 보이는 모든 것에 감탄하게 됩니다

햇빛의 배웅을 받으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얼마나 포근한지요
저녁의 뒷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같이 바라보면
그립던 마음이 풀어나고 기쁘고 가볍게 포용합니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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