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에서 다섯 시간을 달려 유타주의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도중에 들른 샐러드 전문 식당에서 신선한 채소와 과일이 가득한 요리를 즐기며 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커졌다. 케일, 당근, 브로콜리 양상추 등여러 종류의 샐러드도 맛볼 수 있었다.
마침내 1919년에 설립된 유타주 국립공원 입구에 도착했다. 양옆으로 펼쳐진 붉은 화성암 산맥이 그 자체로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게이트를 지나며 거대한 산맥들이 마을을 감싸고 있는 모습이 경이로워 마음이 숙연해졌다.
자이언 캐니언
자이언 캐니언에 들어서자마자 비록 버스에서 내릴 수는 없었지만,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이 믿기지 않을 만큼 장관이었다. 모두 숨을 죽인 채 그 광경에 매료되었고,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Amazing Grace'가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자이언 캐니언은 수십억 년 전 바다에서 융기하고 얼고 녹기를 반복하며 형성된 곳이다. 거대한 탑과 층층이 쌓인 조형물 같은 바위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해발 약 1700미터 높이에 위치한 1.6km 길이의 터널을 지나며, 터널 벽에 뚫린 크기가 다른 다섯 개의 창문을 통해 보이는 자이언 캐니언의 다채로운 풍경에 모두가 감탄했다.
자이언 캐니언에서의 30여 분은 마치 꿈결 같은 시간이었다. ‘신들의 계곡’이라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서서히 지반이 내려앉고 있어, 수십 년 뒤는 보기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있다.
터널을 빠져나와 1800여 미터의 평지를 한 시간가량 달려 해발 2400미터에 위치한 브라이스 캐니언에 도착했다. 영상 5도의 쌀쌀한 날씨에 겨울옷도 없었지만, 가벼운 옷을 여러 겹 겹쳐 입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주차장에서 5분 정도 걸어 들어가자, 눈앞에 신의 손길로 빚어낸 듯한 비현실적인 풍경이 펼쳐졌고, 모두가 그 경관에 넋을 잃었다. 정말 ‘신들의 정원’이라는 이름이 잘 어울리는 곳이었다. 천국이 있다면 이런 모습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브라이스 캐니언
발아래는 천 길 낭떠러지가 펼쳐져 있고, 거대한 분화구 안에는 각기 다른 형상의 바위들이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었다. 붉고 흰색 바위들은 마치 물감을 칠한 듯 기묘한 모습으로, 촛대, 둥근 공, 뾰족한 칼, 아치 등 다양한 형태로 구성되어 있었다. 수십만 개의 바위들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마치 대자연의 예술품을 만들어낸 듯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해발 2450미터에 위치한 선셋 포인트였으나, 시간이 부족해 해지는 풍경은 상상 속에 남겨두어야 했다. 붉은 사암 분화구에 석양이 물드는 장면을 그리며 아쉬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잠시 일행에서 벗어나 절벽 위 다른 언덕으로 달려가 또 다른 모습의 캐니언을 감상하고 사진을 찍었다.
여정을 마친 후, 페이지에 위치한 현지 스테이크 전문 식당에 들러 미국 전통의 스테이크를 맛보았다. 육즙이 가득한 스테이크를 한 입 베어 물며 이날의 일정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