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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 Young Nov 15. 2024

(14;미서부 7화) 그랜드캐니언의 장엄한 풍경

후손들에게 남길 위대한 유산

  미국 애리조나주의 세도나는 ‘붉은 바위의 나라(Red Rock Country)’로 불린다. 새벽 5시, 기(氣)의 발산지로 유명한 벨락 포인트를 찾았다. 종 모양의 사암 바위산이 인상적이며, 한국의 기 수련 단체들이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 나도 두 팔을 크게 벌리고 깊은 심호흡을 하며 좋은 기운을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세도나 벨락 일출전 풍경

 세도나는 해발 약 1,500미터 고지에 위치한 인디언 호피족 보호구역으로, 만여 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도시다. 사방이 붉은 사암산에 둘러싸여 포근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오랜 세월 동안 인디언들이 병을 치유하기 위해 찾아온 곳으로 유명해졌다. 세계 21개의 자기장 발생지 중에서도 가장 효과가 좋은 곳으로 알려져 은퇴자들이 살고 싶어 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제 세도나를 뒤로하고 1,500~2,000미터 고도를 넘으며 애리조나주의 중심부로 향했다.


 영국 BBC가 선정한 꼭 가봐야 할 여행지 1위인 그랜드캐니언은 연간 5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세계적인 명소다. 오랜 꿈이었던 이곳을 드디어 방문하게 되어 감격스러웠다.

8인승 경비행기

우선, 그랜드캐니언을 하늘에서 바라보기로 하고, 안전을 위해 아내와는 각자 다른 비행기를 탔다. 1,500미터 고도의 공항에서 출발한 8인승 경비행기는 소나무와 메타세쿼이아 숲을 지나 곧장 협곡으로 진입했다.

약 40여 분간 이어진 곡예비행 동안, 항공기는 2,200미터 상공에서 1,700미터까지 오르내리며 협곡 북서쪽의 주요 계곡을 선회했다.

상공에서 바라본 그랜드캐니언

 "그랜드캐니언은 마치 우주의 신들이 만든 걸작 품이다."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층층이 쌓인 붉은 사암과 화성암이 펼쳐진 거대한 미술관이었다. 붉은색, 흰색, 노란색, 갈색 등 다양한 암석층이 겹겹이 쌓여 장관을 이루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풍경은 마치 신선이 되어 날아다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협곡 아래에는 짙은 옥색의 콜로라도 강이 굽이쳐 흐르고, 깎아지른 절벽과 독특한 형상의 바위들이 어우러져 있었다. 현실을 넘어선 아름다움으로 가득한 그곳은 숨조차 조심스러울 만큼 경이로웠다. 다시 보기 힘든 순간들을 눈과 가슴에 깊이 담았다.


 30대 젊은 조종사는 한 곳이라도 더 보여주려는 듯 열정적으로 설명하며 곡예비행을 이어갔다. 멀미를 느끼는 승객들도 있었지만, 그 경이로운 풍경에 모든 불편을 잊을 수 있었다. 경비행기 투어 비용은 200달러였지만, 그 경험을 생각하면 전혀 아깝지 않았다.

남쪽 전망대에서 바러본 그랜드캐니언 헙곡

 하늘 투어를 마친 후, 가장 인기 있는 남쪽 가장자리(South Rim) 전망대에 올랐다. 이곳은 다양한 풍경 덕분에 사진 찍기 좋은 명소로 알려져 있다. 그랜드캐니언은 콜로라도 강이 수백만 년 동안 암석을 침식해 형성된 협곡으로, 길이 약 446km, 폭 16km, 깊이 1.6km에 달하는 장대한 자연 유산이다.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 입구

 1919년 루스벨트 대통령이 그랜드캐니언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후손들에게 물려줄 소중한 유산으로 보호하게 되었다. 그의 결단 덕분에 오늘날 이 멋진 경관이 우리에게 선물처럼 남아 있다.


 전날까지 비가 오고 구름이 껴서 멋진 장면을 볼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다행히 맑게 갠 하늘이 펼쳐졌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애리조나주 동쪽에서 서쪽으로 40번 고속도로를 달렸다. 약 1시간 40분 후 네바다주 라플린에 도착했다. 라플린은 콜로라도 강변에 있는 카지노 관광 도시다. 우리는 카지노 호텔에 짐을 풀고 하루를 마무리했다.


 휘황찬란한 카지노장의 조명이 유혹했지만 아내의 감시를 피해 갈 수 없었다. 덕분에 돈을 잃지 않아 다행이었다. 대도시로 나가는 도로에서는 자동차 사고가 많이 난다고 한다. 카지노에서 돈을 잃고 돌아가던 사람들이 스트레스로 사고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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