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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 Young Dec 18. 2024

(36) 안민 산우회 40주년 기념 의미와 회고

추억과 그리움의 시간

“함께한 40년, 함께할 40년!”

종각역 PCS문화센터에 울려 퍼진 함성은 40년이라는 긴 세월을 함께 걸어온 우리들의 열정과 우정을 담고 있었다. 오늘의 만남은 지나온 시간의 무게를 되새기고, 앞으로 걸어갈 길을 향해 새롭게 다짐하는 자리였다.


 안민 산우회는 고(故) 박세일 교수와 장오현 교수를 중심으로 결성된 모임이다. ‘안민(安民)’이라는 이름에는 단순한 친목을 넘어 나라를 편안하게 하고 바르게 세우겠다는 큰 뜻이 담겨 있다. 이는 나라를 사랑하는 철학이자, 우리 모두가 공유한 신념이었다.


 매주 일요일 아침이면 우리는 산을 찾았다. 청계산과 북한산의 험준한 오르막, 미끄러운 내리막길도 우리를 멈추게 하지 못했다. 한겨울의 매서운 추위와 한여름의 뜨거운 더위 속에서도 발에 흙을 묻히고 땀을 흘리며 걸었다. 그 산길에서 나눈 대화는 단순한 일상의 이야기를 넘어 나라와 사회를 향한 진중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산행 후 목욕탕에서 피로를 씻고, 청국장과 두부찌개를 나누며 나눴던 웃음과 위로는 우리의 삶에 큰 기쁨이자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산행 뒤 이어지는 2분 스피치 시간은 단순히 일상을 나누는 자리가 아니었다.

삶 속에서 겪은 경험과 사소한 이야기들이 모여 나라의 미래를 고민하는 담론이 되었다. 그 담론은 각자의 자리에서 실천으로 이어졌다. 교수, 총장, 기업인, 정부 관계자 등 다양한 역할을 맡은 회원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 철학을 현실로 만들어 나갔다.


 행사의 시작은 추억을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 6년 전 산행 영상을 보며, 우리는 고인이 된 박세일 교수의 따뜻한 미소와 지재원 교수, 박남석 총무의 활기찬 모습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비록 그들은 지금 우리 곁에 없지만, 그들이 남긴 발자취는 여전히 산길 곳곳에 남아 있었다.


 또한 화면을 통해 함께하지 못한 동료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밝은 미소와 힘찬 걸음으로 함께했던 그날들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특히 송희연 총장의 멋진 선글라스와 신영원 교수의 독특한 모자 패션은 우리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그러나 몸이 불편한 몇몇 회원들의 모습에서는 안타까움이 스쳤다. 우리는 내년에는 모두 함께 산에서 다시 만나길 간절히 염원했다.


카페에 모인 수십 명의 회원들은 오랜만의 재회에 반가움과 기쁨을 나눴다. 이어진 2분 스피치에서는 홍익인간의 정신과 각자의 삶의 이야기가 이어졌고, 박세일 교수와의 추억도 따뜻하게 회고되었다.


 이 소소한 이야기들은 하나의 큰 담론으로 모였고, 그 담론은 지난 40년간 우리를 지탱해 온 정신의 깊이를 다시금 확인하게 해 주었다.


 준비된 '핑거푸드'와 와인은 이날의 분위기를 한층 풍성하게 만들었다. 행운권 추첨으로 이어진 소소한 이벤트는 예기치 못한 즐거움을 선사하며 모두의 얼굴에 행복한 미소를 남겼다.


 시간이 흘러도 안민 산우회의 정신은 변함없이 그 자리에 빛나고 있었다. 산은 언제나처럼 우리를 기다리고, 청국장과 두부찌개는 여전히 우리를 반겨줄 것이다. 지난 40년이 그러했듯, 앞으로의 40년 역시 같은 신념과 따뜻한 우정 속에서 함께 걸어갈 것이다.


잔을 부딪히며 우리는 다시 외쳤다.

“함께한 40년, 함께할 40년!”


그렇게 2024년의 마지막 달, 우리는 새로운 다짐을 했다. 앞으로의 여정은 여전히 산에서 시작될 것이다. 묵묵히

그 자리에 서 있는 산처럼, 우리의 우정과 신념도 변함없이 깊어지고 단단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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