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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딱좋은나
Apr 10. 2024
봄이 오니 길가에 꽃도 피었다.
토닥토닥 나를 위로하다
집으로 들어오는 화단 구석에
누가 심은 것 같지 않은 탐스럽고 예쁜 꽃이 피었다.
싹이 나고 꽃봉우리가 맺히고 이렇게 꽃이 활짝 피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을텐데 나는
이 꽃이 이 곳에 자리 잡은 줄
몰랐었다.
만개한 몇 송이의 꽃의 강렬한 노란 빛이
여유없이 종종거리던 귀가 길의 내
눈에
이제야
들어왔다.
여전히 화단은 겨우내 말라버린 빛 바랜 잔디가 그득인데
이렇게 탐스럽고 예쁜 꽃이 필 동안 존재도 알지 못했다.
어여쁜 이 꽃이 무관심을 견딘 외로운 시간만큼
나의 삶 역시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계속 되고 있다.
내
나이 마흔 즈음.
엄마 아빠가
틔워주신 초록 싹에 더해
이제 겨우 홀로
꽃봉우리를 만들어내었다.
이 어여쁜 꽃처럼
이쁘고 환한 내 인생의
꽃이 피고 질 때 까지
나는 열심히 또 내 자리를 지켜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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