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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여 만에 경남 고향 집을 찾았다. 첫날엔 친구와 선배를 만나 늦은 밤까지 술잔을 기울였다.
서로 살아가는 모양새는 조금씩 다르지만 같은 추억을 공유하면서 한참을 떠들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나누는 대화 주제가 다채롭다. 수년째 만나면서도 헤어질 때면 괜히 아쉬운 마음이 드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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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엔 아버지, 여동생과 저녁밥을 먹었다. 아버지가 구워주시는 고기는 언제나 맛있다. 육아휴직 이후 나름 요리를 좀 해왔던 터라 가만히 앉아서 아버지가 해주는 요리를 받아먹는데, 참 편했다. 느긋하게 그동안 하지 못했던 근황 등을 나눴다.
올해 아버지가 환갑인데 어떤 선물을 드리면 좋을까, 고민하고 있다.
현금이 확실한 만족감을 선사하겠지만 아버지가 41년 전 업무차 방문했던 제주가 마지막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 괜히 마음이 쓰였다. 현재까진 제주여행을 보내드리는 것으로 윤곽이 잡힌다.
3.
경남을 오가는 기간에 글쓰기 모임 해방클럽 운영이 시작됐다. 대부분 저녁 약속이 많았던 터라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글을 썼다.
각자 바쁜 일상 속에서 매일 글쓰기를 도전하고 있다.
이른 오전부터 글을 발행하는 분, 퇴근 후 하루 일상을 모아 정리하는 분, 어린 자녀들을 겨우 재운 뒤에야 충분한 호흡으로 글을 쓰는 분 등 다양하다.
이들과 낙오 없이 매일 글 쓰며 오늘의 삶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