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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춘프카 Jul 13. 2024

기억하고, 기억해야만 하는

동네 한적한 카페에 들렸다. 이곳은 커피 맛이 일품이다. 바깥 풍경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에 잠긴다.

 


나의 지난날을 떠올린다. 


무턱대고 글 쓰는 존재가 되겠다고 결심하고 달려온 수년간의 시간들. 자주 울고 아팠지만 그때마다 위로를 건네주던 가족과 친구, 그리고 책으로 만난 프란츠 카프카와 헤르만 헤세와 무라카미 하루키와 무라카미 류 외 많은 작가들. 


그리고 수많은 이름들. 

그들의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새삼 떠올린다. 


서른 살이 넘어가면 어떤 인생이 좋은 것이고, 무엇이 성공인지 정확하게 규정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뭐, 아예 모른다고는 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정답이다,라고 외칠 수도 없는 것이 인생이라는 사실만을 어렴풋이 안다. 


(뜬금없지만) 경상도 사투리가 심한 나를 잘 받아들이면서 아이들과 함께 사랑을 주는 아내를 떠올린다. 말을 더 잘 들어야 되는데, 계속 까불고 있는 나를 볼 때면 한심한 생각도 드는데... 이건 여기까지 써야겠다. 


육아휴직 3개월째를 통과하며 온전한 시간적 자유를 느낀다. 덕분에 그동안 계획하고 미처 실행해 옮기지 못했던 딴짓을 일삼는다. 


무엇보다 쓰기 위한 글이 아닌, 쓰고 싶어서 온전히 쓰는 글이 좋다. 


이름조차 알 수 없는, 하루에도 수차례 살고 죽는 이들의 삶을 건조한 기사로만 쓰던 나는, 자주 외로웠다. 고백하면, 뉴스가 지겨워졌다. 


두서없는 초고를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 장면과 

기억하고, 기억해야만 하는 누군가를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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