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축복짱이와 호주 워홀로 함께 간 여행을 빼면, 아마도 제주 여행이 처음일 거야.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엄마는 쉬고 싶었거든. 그동안 못 잔 잠도 실컷 자고 싶었고, 가보지 못한 이곳저곳을 다녀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을 때, 축복이가 엄마에게 제주도 여행을 가자고 했었지.
제. 주. 도.
안 가본 지 20년도 넘었더라고. 한 시간이면 가는 곳을 20년 동안 뭐 하느라 못 갔을까? 생각하니 잠시 마음이 서글퍼졌어. 딸의 통 큰 선물로 둘이서 3박 4일 여행을 떠났지. 소풍 가는 아이처럼 마음이 두근거렸어. 김포공항에 도착만 했는데도 너무너무 행복했어. 딸의 센스 덕분에 창가 자리에 앉아, 비행기가 뜨고 구름 위를 날고, 둥둥 떠있는 뭉게구름 사이로 혹시 우리 아빠 얼굴이라도 있을까 싶어 고개를 빼꼼 내밀어 사진도 찍었어. 어느새 우리 딸이 이렇게 컸나 싶더라고. 제주에 도착해서 렌터카를 빌리고, 미리 예약해 둔 숙소에서 너와의 3박 4일 달콤한 여행이 시작되었지. 운전하며 보이는 옥색빛 바다를 보면서 세상을 다 가진 듯한 기쁨으로,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양손을 활짝 펼치고 "여기는 내 거다!" 소리를 지르기도 했단다.
20년 만에 만난 제주는 엄마를 크게 품어 주었어. 이곳저곳을 바쁘게 다니지 않아도 좋을 만큼, 그냥 제주에 왔다는 것만으로도 그간의 피로가 싹 풀리는 느낌이었어. 고맙다, 딸!
제주도를 다녀온 지 벌써 2년이 지났더라고. 참,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는구나. 다시 가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면서도, 엄마는 핸드폰 속 사진을 보며 그때를 추억하고 "언제 또 가야지"라는 다짐만 수십 번째 하고 있구나.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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