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그거 아기들이 읽는 거 아닌가요?!?
저는 올해 6학년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학급 살이를 할 때 그림책을 많이 이용합니다. 학급 인사 정하기, 학급 규칙 정하기, 장애 이해교육, 환경 교육, 인성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서 아이들과 이야기해 보고 생각해 볼 수 있어 활용도가 높기 때문인데요. ‘아무리 책이 좋다 해도 그렇지 고학년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는 게 도움이 되나요?!?!?’라는 의문을 가지실 분이 있으실 것 같아 이번 글을 쓰려합니다.
사실 저는 책과 가까이 살지 않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저를 책과 가까운 사람으로 만들게 한 그림책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우선 저는 그림책의 아름다움에 빠졌습니다. 그림책은 말 그대로 그림과 글 혹은 그림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책을 말합니다. 처음 제가 그림책에서 주목한 부분은 바로 ‘그림‘입니다. 아름답게 그려진 그림책의 그림을 보다 보면 저도 모르게 그림 속으로 퐁당 들어가 사계절을 느끼고, 그 장소를 여행하는 느낌을 받으며 힐링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책을 읽는 느낌이 아닌 휴식을 하는 기분을 느꼈던 것이죠.
다음으로는 행간과 그림에 숨겨진 재미난 요소들을 찾아내고 추론하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그림책의 특성상 글밥이 적고 그림이 많기 때문에 작가님들은 글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을 그림 혹은 행간을 통해 다양하고 재미있게 표현해 둡니다. 즉, 그림책을 읽으면 작가의 의도를 계속해서 고민하며 작가와 대화하며 독서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독서와 관련된 책을 읽다 보면 책을 쓴 사람의 의도를 생각하며 독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그림책은 작가와 만나며 독서하기를 재미있게 연습하기 좋은 도구라 생각합니다.
그림책은 읽기 전, 읽는 중, 읽기 후에 함께 이야기해 보고 생각할 거리가 많습니다. 그림책은 ‘삶’을 이야기합니다. 가족 이야기, 음식 이야기, 사람 사이의 이야기, 감정 이야기 등 우리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그래서 책을 읽는 전 과정에서 스스로에 대한 성찰, 더 나아가 그 생각을 공유하고 이야기 나눌 거리가 많습니다.(제가 학급 살이를 하며 그림책을 많이 사용하는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이러한 시간으로부터 그림책을 통해, 또 서로를 통해 마음의 위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아이들에게만 생각할 거리를 주는 유치한 책은 아닙니다. 어른인 저도 그림책을 읽으며 가끔.. 아니 자주 스스로 반성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ㅎㅎ 그럴 때는 아이들에게 솔직하게 말합니다.
선생님도 그림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과 반성하는 마음이 드네~^^
너희는 어떤 생각이 드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