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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컹컹 Sep 01. 2024

함께하는 힘

함께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첫 발령이 났을 때, 나는 발령이 난 학교 교무실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거니 교감 선생님께 전화 연결이 되었다. 교감 선생님께서 몇 학년을 선호하시냐고 물었다.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1학년만 아니면 상관없다고 말씀드렸다. 첫 출근 날, 나는 1학년 담임을 선고(?) 받았다. 너무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교실을 안내해 주시는 교무부장님을 따라 교실로 이동하며 처음 1학년 부장님을 뵀다. 나는 그때를 떠올리면 그 부장님이 계시지 않았더라면 과연 내가 그 1년을 버틸 수 있었을지 의문이 든다.

아무것도 안 해도 되니 일단 학교만 나와.

  처음 발령받고 1학년 담임을 하며 힘들어하는 나에게 부장님은 괜찮으니까 학교만 안전히 나와 달라고 하셨다. 괜히 집에서 아프거나 혼자 다른 생각하지 말라는 말씀이었다. 나는 저 한 마디가 참 따뜻하게 느껴졌다. 힘들 때 옆에 좋은 사람이 있다는 것, 내가 가는 길에 좋은 길을 안내해 줄 사람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나의 처음을 함께 해주신, 또 나의 교직 생활의 롤모델이 되어주신 부장님을 보며 나도 저런 어른이 되어야지, 나도 저런 선배가 되어야지 늘 다짐한다.


나의 첫 도장을 선물해주신 부장님. 학기 말 생활통지표 작업이 너무나도 고되지만, 그럴 때 부장님이 적어주신 쪽찌를 보며 힘을 얻고 보람을 얻는다.


 그 후 나는 2년째 6학년 담임을 맡고 있다. 6학년 담임을 하다 보니 참으로 재미있고 어이없는 일이 많이 일어난다. 그럴 땐 고민 없이 6학년 연구실로 간다. 나와 1년의 여정을 함께하는 동료들이 늘 그곳에 있다. 언제나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난 그들을 이야기를 듣는다.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참으로 큰 도움이 될 때가 많다.

  사실 공교육 현장에서 교육에 대한 열정을 가진다는 것이 어려울 때가 많다. 하지만 내 옆에 교육에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는 또래 선생님들이 계신다. 그들과 함께 좋은 수업을 하기 위해 회의를 하고, 수업 자료를 만든다. 아이들에게 강조하는 ‘같이의 가치’를 늘 경험하고 깨닫는다. 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내가 가진 아주 적은 지식으로 다양하고 아이들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수업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뿌듯하고 나와 함께하는 선생님들께 참 감사하다. (나도 그들에게 고마운 사람으로 생각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가끔 내가 참 복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한다. 교직 생활을 하며 동학년 선생님(동료)에 따라 한 해가 많이 달라진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나는 3년 간 내 옆에 참 좋은 사람들,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 모든 것에 감사하며 나는 늘 다짐한다.


누군가에게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한
선배, 동료, 후배 선생님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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