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
맛있는 케이크를 먹으면 기분이 좋다.
가끔씩 내게 주는 상처럼 먹거나 밥대신 먹을 때도 있는데.
그때마다 조금 보상받은 기분이 든다.
케이크는 달고 부드러워서 기분이 좋아지게 한다.
초콜릿도 마찬가지이지만 내겐 케이크의 힘이 더 큰 것 같다.
부드러운 크림도 꾸덕한 크림도 말랑하고 부드러운 시트도 꾸덕한 시트도 전부 맛있다.
설탕이 들어간 것 중에는 맛이 없다고 느낄만한 음식은 많지 않겠지만.
케이크는 다른 설탕으로 만들어진 음식보다 특별한 느낌을 준다.
축하하는 의미에서 많이 사용하기 때문일지도.
혹은 어릴때 케이크 축하를 많이 받지 못했기 때문일지도.
또는 나 스스로 인지하지 못한 다른 까닭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무슨 이유가 되었든.
내게 케이크는 조금 특별한 음식이다.
누구에게나 조금 특별한 음식이 있을텐데.
내게는 케이크가 그러하다.
기분이 좋은 음식이다.
마치, 깨끗이 씻고 보송보송한 이부자리에 부들부들한 잠옷을 입고 다이빙해서 햇볕냄새가나는 이불을 부비는 것과 같고.
마치, 깨끗하게 방 청소를 하고 환기하려고 열어둔 창에서 들어오는 작은 바람과 같고.
마치, 어린 시절 설 명절에 받던 세뱃돈 같다.
그래서 케이크는 힘들고 어려운 일상을 버티게 해주기도 한다.
힘든 상황에 만난 케이크는 기분을 전환시키고 생각을 환기시킨다.
이런 음식이 또 있는데.
떡볶이도 그러하다.
그런 음식들이 모여서 힘들고 어렵게 만드는 모든 것들을 이겨내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퇴근 길 지하철, 서서 가는 것이 힘든 그 순간 딱 내 앞에 자리가 생기는 순간이나.
아침에 일어나서 마시는 커피의 시간 이라던가.
커피 쿠폰 갯수를 다 채워서 마시는 쿠폰 커피라던가.
갑작스레 동료에게 받은 과자라던가.
오랜만에 연락이 온 사람에게 생일을 축하받는 상황이라던가.
갑자기 멈추거나 꺼져버린 컴퓨터에 당황했지만 내용이 자동 저장되어 있던 상황이라던가.
하는.
그 작은 모든 조각 시간들이 조각 케이크처럼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누군가 아주 무섭고 슬프고 아픈 마음으로 있을 때 건낸 케이크 조각 하나가 그 사람을 살리기도 하는 것 아닐까.
일상에 있는 작은 조각 케이크들이 사람들을 살리는 것이 아닐까.
사람을 살리는 것은 굉장하고 커다란 보이지 않는 무언가거나 막대한 부가 아니라.
결국은 작은 조각 케이크가 아닐까.
일상의 작은 조각 케이크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은 모두가 살리는 사람이 아닐까.
우리는 서로를 살게 하는 존재가 아닐까.
그래서 작은 것으로도.
작은 행동과 말로도 살리는 것의 반대 상황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살리는 존재이니.
오늘도 그 본분을 다해 작은 케이크를 나누었지 않았을까.
그렇게 언제든 살리는 본분을 다하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존재가 아닐까.
그렇다면 본분만 다하고.
살리는 것의 반대 능력을 발휘하진 않았으면.
조각 케이크를 나누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