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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간과기술 Oct 31. 2022

인간은 점점 더 짧은 것을 원한다!

- 주목 경제와 ‘숏폼(Short-Form)’

'숏확행(짧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바로 대표적인 숏폼 플랫폼 틱톡의 캠페인 문구다. ‘숏폼(Short-Form)’은 말 그대로 ‘짧은 영상'을 의미하며 15초에서 최대 10분을 넘기지 않는 콘텐츠다. 이렇듯 짧지만 확실한 재미를 보장하는 것이 바로 숏폼 콘텐츠의 매력이다. 


대표적인 숏폼 플랫폼 틱톡의 조사 결과, 1인당 월평균 사용 시간이 23.6시간으로 유튜브(23.2시간)를 제쳤다. 유튜브 쇼츠는 2021년 하루 평균 300억 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해 전년도 대비 4배 높은 수치를 보여준다. 틱톡뿐만 아니라, 페이스북과 구글도 잇달아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 등 숏폼 서비스를 내놓았다. 


숏츠의 인기는 Z세대 콘텐츠 소비 형태와 맞물려 있는데, Z세대 시청자들은 짧은 시간에 핵심 내용을 파악하고, 즉각적인 즐거움을 얻고자 하는 성향이 있다. 효율성과 경제성은 비단 Z세대만의 특징이 아니다. 바쁜 현대사회를 사는 남녀노소 누구나 짧은 시간에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콘텐츠에 호응을 보인다. 즉, 인간은 점점 더 짧은 것을 원한다.


숏폼의 인기에 일부에서는 문해력과 사고력을 앗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는다. 텍스트에서 영상으로, 그 영상에서도 즉각적이고 단순화된 정보만을 습득한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소화해야 할 콘텐츠의 길이만으로 살펴볼 문제는 아니다. 실제로 숏폼은 스캐닝(scanning, 빠르게 필요한 정보를 찾아내기)와 스키밍(skimming, 전체 내용을 빠르게 파악하기) 같은 속독의 심화된 방식이다. 인간의 진화된 사고 체계를 보여주는 속독 기법일 수 있다.


다만, 우리가 더 경계해야 할 건 주목 경제와 플랫폼 경제 속에서 인간의 종속성이다.

결국 몰입보다는 인상을, 사색보다는 강렬함을, 상영보다는 미리보기를 바탕으로 압축된 주의집중 시간을 통해 번창하는 주목 경제 혹은 플랫폼 경제의 노동 양식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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