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알바에서 구성을 맡는 작가가 되다.
KBS전주방송총국
내가 KBS방송국에서 일을 하게 되다니~~
막연하게 꿈꾸던 방송, TV에서 보던 기자의 모습을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지다니..
장래희망엔 그저 기자가 뭔지도 모르면서 부러운 직업이라는 생각에 적어봤던 거 같은데,
그런 기자님을 만나고, 방송국에서 일을 하게 되다니
‘나 꿈을 이룬건가?’하는 거창한 생각도 들었던 것 같습니다.
(단지 알바생인데...ㅋㅋ 그만큼 너무 기쁘고 좋았었나 봅니다.)
신문사에서 방송국으로 출근하는게 출근하기 전까지는.. 너무너무 기쁜 일이었습니다만 막상 첫 출근을 하려니 긴장에 긴장이 됐습니다. 마니 됐습니다.
신문사는 정예 멤버들이었기 때문에 그저 가족같은 분위기였는데요.
방송국은 면접 때 잠깐 둘러봤지만.. 방송국에 들어가기 전 부터..
경비하시는 분이.. 소속을 물어보시고,
로비에는 정치인, 기자님들, PD님들이 계시고~~ 이게 실화인가 싶었죠.
그리고 방송국에 나를 위한 자리가 있을리도 없는데, 나는 어디에서 어떻게 일을 하는 것인지도 모르니까 른
완전 가슴이 두근두근 거렸습니다.
마침내, 새로운 알바 첫 날!!
알바 첫 날이 하필 개편일이라ㅡ.ㅡ 방송국은 정신이 없었습니다.
봄, 가을 개편이 되면
프로그램이 바뀌거나 시간대가 바뀌고, 또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스텝(PD를 비롯한 MC)이 바뀌는 경우가 있어서 개편 첫 날은 스텝들의 신경이 최고조로 예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방송이란 한 치의 실수를 용납하지 않으니까요.
개편 첫 날~~ 어리버리했던 알바!의 하루
제가 맡기로 했던 프로그램은 기존에 없었던 프로그램이 새로 신설된 것이기 때문에
PD, DJ도 첫방이었기 때문에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아마 밥을 먹고 갔으면 체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알바 첫 날, 프로그램의 성격을 파악하는 걸로 어리버리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PD님께서는 음악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가벼운 정보를 전해줬으면 좋겠으니
지역 신문을 보고, 정보가 될 만한 것들을 복사하면 된다고 하셨구요.
자료실의 음악도 들으면서.. 좋은 곡이 있으면 CD를 수집하는 일도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이며 '잘 알겠다.'는 표정으로 당당하게
"내일부터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라고는 했지만 앞으로 얼마나 자료실에 파묻혀 살지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자료실에 묻히다.
저는 이 알바 잘해보고 싶었습니다.
비록 알바지만 제가 와보고 싶은 방송국에서 일하는 것이 꿈만 같았기에 열정만큼은 만렙이었습니다.
프로그램의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1시간..
방송국은 1시간이면 철저하게 한 시간을 방송해야 하기 때문에
10시 40분부터 대기하고 있다가~ 11시 정각에 시그널을 내보내며 시작하고,
11시 59분 30초에 시그널을 올리며 마무리를 합니다.
방송국 음악 프로그램 알바의 하루는 이렇습니다.
저는 9시부터 방송국으로 와서 자료실을 올라가.. 지역의 신문들을 읽습니다.
신문사 알바의 경력을 무시할 순 없었어요.
신문을 읽는 속도가 다른 사람보다 빠릅니다. ㅋㅋ
음악 프로그램의 특성상 신문의 정치면은 읽을 필요가 없었어요.
그 외 사회면, 지역소식들을 훓어보며, 전시회 소식이나 축제소식들을 간추리고, 정보성 뉴스도 복사해서 전달해 드립니다.
그 외의 시간은.. CD를 탐색하는데 사용합니다.
라떼의 자료실은 그야말로 아날로그적이었습니다.
신문도.. 일자별로 두꺼운 나무대와 나무대 사이에 스크랩이 되어 있었고,
지금은 귀하디 귀한 LP판이 가나다라, 알파벳 순서대로 놓아져 있고,
그리고 CD장에는 CD들이 가득 메워져 있고, 한쪽의 CD플레이어를 통해서 CD를 모니터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음악 프로그램을 지켜보며 좋은 음악, 새로운 음악은 다 접할 수가 있었습니다.
음악의 음~~자도 모르는데.. 이곳에서 3년, 음악을 들으면서 귀명창이 되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그렇게 알바 아닌 알바 같은 알바일을 무려 3년이나 계속됐습니다.
학과의 공부는 뒷전이고, 돈을 번다기 보다는 일이 재미있고, 신나서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방송국이라는 매력에 푹 빠져... 앞으로 나는 어떻게 직업을 찾아야 할지.. 고민은 1도 하지 않은 채
그저 그 일이 좋아서~ 특별히 알바를 그만두라고 하지 않으니 계속 할 수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좋아하는 일, 재미있는 일을 하다보니 어느 덧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제는 알바도 아닌 그야말로 프리랜서로서 나는 일을 하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이제 알바라는 딱지를 떼어도 되나???
혼자만의 생각일 수 있지만... 나의 알바는 알바가 아닌 프리랜서로서 하나의 직업이 된 채 유지되고 있었고, 그 직업은 무려 3년동안 계속되었으며 우연한 기회에 음악 프로그램에서 라디오 교양 프로그램으로 옮겨가게 되었습니다.
라디오 교양 프로그램으로 옮겨갈 때에는 리포팅하는 리포터의 역할을 하게 되었고요.
리포팅 훈련까지 거치면서.. 비로소 작가로 성장할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드디어 방송 구성작가가 되다.
마침, 새로운 라디오 정보 프로그램이 만들어졌는데, 작가의 자리가 공석이었어요.
제가 오랫동안 정보전달을 위한 글들을 수집했었고, 리포팅 경력도 있으니 작가로 일해보는 건 어떻겠냐고 부장님이 말씀하십니다.
“이건 꿈인가요???"
이렇게 제가 작가가 될 생각은 조금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방송국 알바는 어느정도의 기간이 지나면 못할 줄 알았습니다.
알바라고 해도.. 언제 짤릴까??라는 걱정은 없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기일게 할 거라고는 또 생각 못했었습니다. ㅋㅋ
이렇게 자연스럽게 알바는 내 일이 되었고, 직업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저는 방송구성작가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