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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란디 Jul 24. 2024

행복했던 기억은 어디에 숨어있나

그땐 다 그랬을까

‘나는 못해 ‘

‘안될 일 시도조차 말아야지’

새로운 시도를 앞두고 늘 나를 사로잡아 포기하게 만드는 마법 같은 말들이 내 안에 살게 된 이유가 도대체 무엇일까.

유년시절을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린다면

아빠와 싸운 뒤, 정확히 말해서 자존감이 아주 낮은 아빠에게 술주정을 당한 후 엄마가 집을 나갔다가 며칠 후 돌아왔을 때, 그땐 세상을 다 얻은 듯 행복한 날이었다. 허구한 날 부모가 싸우고 그 모습을 지켜보며 자란 우리 삼 남매는 각각 다양한 성격적 결함이 존재한다. 부모가 보호해 주는 울타리에서 안정감을 느껴본 기억이 없는 불안정한 환경에서 자라온 나는 불안도가 높고 타인에 대한 경계도가 높다.

쉽게 마음을 열지 않을뿐더러, 열었던 마음도 상처받을까 싶을 때면 잽싸게 닫아버릴 수 있는 사람이다.

주는 사랑도 어찌 받아야 할지 몰라 밀어내 버렸던 적도 부지기수다.

그렇다고 나의 부모님이 자식들을 사랑하지 않으셨던 건 아니다. 성인이 되어 돌아보니 다만 두 분도 성장과정 속에서 부모의 사랑을 경험하지 못해서 주는 방법도 서툴렀거니와, 넉넉하지 못했던 환경에서 그게 사랑을 주는 방법이라 여겼을 것이다.

아이를 낳아 키워보니 어린 시절 부모라는 존재는 내가 사는 세상의 전부인데, 세상의 전부를 경험했던 기억이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다.

다행히도 괴롭거나 슬프진 않다.

그저 그 시절의 나에게 연민의 감정을 느끼고, 글을 통해 나를 천천히 위로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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