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정부지원금? 나도 알아 근데 난 그래도 고상하고 싶다
- 주변의 많은 개소리가 있다. (왈와라 라왈오랑뢍뢍뢍ㄹ)
1. 형, 그거 IT, AI 이런 거 융합해야 돼요.
제일 많이 듣는 소리다. 나도 안다 그런 분야를 "초격차"라고 해서 정부에서 밀어준다는 것을 근데, 나는 IT도 모르고 AI도 몰라 그래서 융합을 못하겠어. 아니할 수 있어, 지난번에 그렇게 구상했고, 그렇게 사업계획서도 써봤어 그런데, 내 양심이라는 게 자꾸 못하게 한다. 그래서 그냥 나는 되든 말든 간에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거야. 내가 생각했을 때 내가 잘할 수 있는 거 말이야.
무슨 말이냐 하면, 청년창업사관학교 창업계획서를 쓰면서 정말 많이 듣는 이야기다. 주제가 뭐냐고 묻는다, 그래서 나는 이야기한다. "천연물로 건강기능식품 원료를 만들 거야" 하면 다 이렇게 이야기한다. 아니 그런 것 보다 무슨 AI랑 IT랑 해야 된다던데요? 그래야 잘 된데요.라고 많이들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하나 더 이야기하는 것은 꼭 사업계획서랑 본인이 할 업무랑 달라도 돼요. 심사위원은 심사위원이지 나중에 평가할 사람이 아니거든요. 나도 안다. 나도 평가위원 해봤고, 심사위원도 해봤다.
나도 마치 사업계획서를 쓰촨 성의 요리처럼 맵고, 짜고, 자극적으로 쓸 수 있다. 아니 누구보다 더 자극적으로 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그러기가 싫다.
왜? 난 고상하고 싶다. 돈 벌자고 사업한 거 아냐? 근데 고상하고 싶다고?
그래 맞다, 돈 벌자고 사업한 것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상할 거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남들처럼 원가를 엄청 낮춰서 (마케팅에 돈이 많이 든다는 핑계로) 좋지도 않은 것을 좋다고 이야기하면서, 그 행위를 마케팅이라 이야기하며 사업이 잘된다고 떠들어 대지 않겠다는 것이다.
나는 정말로 좋은 걸 좋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이걸 고상하다고 이야기하는 거다.
그래서, 정부과제도 마찬가지다. 아 구라 치기 싫다. 못하면 못하는 데로 안되면 안 되는 데로 그냥 있는 그대로 평가받고 돼서 열심히 할 거다.
안 되면? 안 되면 내 사업이 정부과제에서 돈 받을 만큼은 아닌가 보지 안 받으란다.
2. 창업? 없는 문제를 만들어서 창업하고, 정답을 찾았다는 식이야
요즘 창업을 많이들 한다. 뭐 눈에 뭐만 보인다고 그런 게 더 많이 보이는 일 수도 있다.
어제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진실 50%, 구라 50%)
미국에서 우주선을 개발하고, 우주선 내에서 쓸 볼펜을 만들었다고 한다. 우주는 무중력상태이므로 잉크가 공중에서 떠다닐 것이므로, 무중력상태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볼펜을 만들었다. 그 볼펜을 들고, 우주정거장에 가보니, 러시아 우주인들은 연필로 필기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게 뭔 소리인가? 지금 청년창업사관학교, 예비창업패키지 등 창업 계획서 시즌이다. 창업계획서를 쓸 때, 없던 것을 책상에 앉아서 문제라고 생각해 버리고, 아니 규정해 버리고, 그 문제를 마치 큰 일 인양 만들어서 창업을 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불편함을 개선한다는 것을 창업이라 배워버렸고, 여기에 맞춰서 불편하지도 않은 것을 불편하다고 생각해서 만들어 버린다는 것이다. 이런 예가 생각보다 많이 있다.
나는 뚝딱인지 똑딱인지를 엄청나게 싫어한다. 이것 때문에 병원에서 소리 지르고 싸운 적도 있다.
엄청 아팠던 날이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정말 죽을 것 같았다. 난 웬만하면 병원을 가지 않고 정말 죽기 직전이면 간다. 시계를 보니 9시 전이어서 바로 집 앞에 병원으로 가서 등록을 했다. 어디 아프냐고 묻는데 대답하기도 힘들 정도였다. 앞에 대기 환자는 4명이 있었다. 그래서 생각했다 두당 5분 정도 20분이면 내가 진료를 받겠지, 기다리는데 1시간 정도가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앞에 사람들이 늘어만 가는데 내 눈에 보이는 사람은 없다. 이게 뭔 말도 안 되는 개소리인지 모르겠지만 사실이다. 너무 화가 나서 따지니 뚝딱인지 똑딱인지로 예약을 하면 된다고 한다. 가만 보니, 얼마의 돈을 내고 어플을 사용해 예약을 하면, 내 앞에 새치기를 해서 들어가고 이것을 예약이라고 말하더라, 이게 히포크라테스 선서의 흰 생, 봉사, 장인 정신이 맞는가? 무슨 돼지고기 바겐세일하는 것도 아니고 예약을 받아서 환자를 본다고? 정말 화가 나서 의사에게 소리 지르고 뭐라 하였더니 지금 진료를 봐주겠다 하여, 그냥 나와서 다른 병원에 갔다.
이걸 만든 사람들은 기다리는 불편함을 해결하고자 만들었다고 이야기하겠지, 그러면서 기존의 룰이 파괴되고 나처럼 그런 어플을 모르는 사람은 피해를 본다. 그럼 모르는 내가 잘못이라고? 그래 내 잘못이다.
얼마 전에 그 병원을 다시 가기는 싫었고, 와이프가 갈 때 물어봤다 뚝딱인지 똑딱인지를 아직도 하느냐고, 안 한단다. (내심 기뻤다)
쓸데없는 잡소리가 길었지만, 저런 경우가 많다.
이런 거다. 창업을 하고 싶고, 막 어떤 문제점을 억지로 찾는 거다. 우주에서 쓸 볼펜을 만드는 것처럼, 그다음에 세상을 거기에 맞춰버린다. 그럼 해결한 거다. 그러고 나서 온갖 이유를 가져다 붙인다. 스티븐 잡스 님이 뭐 바이오와 기술의 융합점에서 뭐가 온다고 했어, 누가 뭐라 했어하면서 그럴듯한 이유를 다 붙여버린다. 핵심 그러니까 Core는 설사인데 겉을 카레로 아니 그냥 카레 말고, 인도에 어려운 용어 카레로 포장을 해놓은 것이다. 그냥 설사다 그것은 근데 맛은 카레맛이 나는 설사라는 거지, 설사에 암만 포장을 한들 설사가 카레가 되겠는가? 카레로 속아서 살수도 있겠지만 그게 얼마나 갈 것 같은가?
난 고상하고 싶다고 했다.
"난 카레를 설사라고 해도 아니야 이건 카레야 닥터초이가 만든 거라고? 그럼 카레야"라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야 이건 설사야 이거 XX가 만든 거지? 이거 무슨 spinach curry? 노 이건 설사다.라는 소리가 듣기 싫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