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를 인식한 거 같다. 그것은 나다.
와디즈 펀딩이 무사히 끝났다.
펀딩 금액은 1,000만 원을 달성했다.
광고에 쓴 비용이 900만 원이다.
수수료를 제외하고
와디즈에 돈을 입금을 해줘야 한다.
그럼, 적자다.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있는 편이 나았다.
원가는 무슨 그냥 -150만 원을
보내줘야 할판이다.
와디즈가 예전처럼
효율이 나오지 않는다 한다.
난 나올 줄 알았다.
오픈예정에서 구매 전환으로
와디즈에서는 13%라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4%가 나왔다.
11월 7일에 배송하여
2일 전 오늘부터 택배박스 포장을 시작했다.
3PL 물류사가 있긴 하지만,
물류까지 맡겨버리면 더 손해다.
급하게 CJ와 택배 계약을 했고,
오늘 포장을 했다.
70개 정도 포장을 했고,
하면서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이게 내가 말하던 사업인가?
내가 뭘 잘못한 거지?
어디에서 실수가 있었지?
왜 data가 맞지 않았지?
실제 전환값이 13%라는 게 맞는 건가?
다른 사람들도 그런가?
혹시 가구매하는 메이커들의
data가 포함된 값인가?
문제는 나다.
본질을 놓쳤던 것 같다. 이에 반성한다.
창업하기 직전 사업개발실에서 일을 했다.
사업을 평가할 때 그 시장 규모를 파악하고,
그 트렌드를 따라서 될만한 것을 찾았다.
이게 나는 사업의 기초라고 생각했다.
시장의 규모를 산출하고,
내 점유율을 계산하고,
마케팅비용을 산출한 뒤
ROAS의 평균값, CTR의 평균값,
트렌드에 따른 전환율
이게 아니었다. 아니 이게 아닌 것 같다.
저런 개념은 어느 정도 사업이 돌아가는 형태
자본이 있고 모수가 많은 집단에서나
적용되는 수치인 것 같다.
나처럼 소규모 자영업자 수준에서
저런 값을 가져와 같은 시장에서
비슷한 아이템으로 경쟁을 한다는 것은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바다에 돌멩이를 던지는 것과
같은 행위라 생각된다.
시장의 규모를 보고 뛰어들 것이 아니라,
정말 불편함을 겪는 누군가에 초점을 맞춰서
그 사람이 만족할만한 제품을 만들고,
그게 아주 소량이더라도
거기서 시작했어야 했다.
그 사람의 마음을
매만져줬어야 했다.
얼마 전 누가 앙트레프레너십이
뭔지 아냐고 물었다.
그냥 기업가 정신? 뭐 그런 거?
꼰대들이 이야기하는 시대정신?
이렇게 생각한 내가 잘못되었다.
난 앙트레프레너십이 없는 상태로
제품을 만들었고,
이 제품에 영혼은 없었다.
타제품보다 우월하다고?
함량이 높다고?
원산지가 유럽이라고?
제품은 비교 우위에 있다.
그러나, 내 생각에 뭔가가 부족했다.
그게 아니었다. 그냥 공산품이었다.
내가 맨날 말하는 것처럼
누구나 다 OEM으로 만들지 않아요?
여기서 차별을 주려면 뭘 해야 되죠?
내가 한 것엔 창조적 혁신은 없었다.
뭐 이런 거다.
이것은 Meme으로 많이 등장한다.
우주로 나가는 비행사들이 무중력환경에서
쓸 볼펜이 필요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머리를 싸매고
무중력 볼펜을 만들었다.
이때 러시아 우주비행사는
연필을 썼다고 한다.
내가 문제를 만들고,
굳이 그렇게 까지?
할 정도로 만들었다.
실제는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만드는 사람은 우주비행사가 아니니
어떤 환경에서 어떠한
불편을 겪었을지 상상만 한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서 계산을 하며,
내가 얻을 수익을 따졌다.
기존 시장을 바라보며,
잘되는 제품을 찾아
그 시장에 뛰어드는 것
이것은 이미 어느 정도 진행이 된
돌아가는 바퀴에서나 가능한 것 같다.
보편적이 아니라, 나라는 사람에게는
맞지 않는 것 같다.
다시 시작이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엔
당연히 모를 수밖에 없었던 것들을
시작하고 서서히 알게 됨에 감사한다.
그리고, 이 과정은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조바심은 넣어두고,
길을 잃었는 줄 알았는데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라고 생각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