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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아 Aug 11. 2023

하늘에서 북두칠성을 보다


좌석에서 눈을 떴을 때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동남아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다. 모두가 잠든 새벽시간에 우린 나눠서 휴식을 취한다. 쉬기 위해 커튼 안으로 들어갔을 때 창문은 닫혀있지 않았고 밖은 깜깜하기만 했다. 그냥 둬도 괜찮을 거다. 그렇게 나는 피곤한 눈을 감았다.

보통 비행기에서는 식사와 식사 사이의 휴식시간과 새벽시간에 창을 닫는다. 장시간 가는 낮비행은 자외선과 다수의 편의를 위해 그리고 동남아에서 올 때는 떠오르는 태양의 눈부심을 막아 편안한 휴식을 보장하기 위해서.


내가 가진 휴식 시간을 끝내고 눈을 떴을 때 난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눈앞에 북두칠성이 커다랗고 분명하게 있었다. 너무 아름다웠다. 그건 마치 영화 <Life of pi>를 극장에서 보았을 때 느꼈던 그런 밤의 아름다움이었다. 나는 잠시 넋을 놓고 바라보다 황급히 달려가 휴대폰을 가져와 사진을 찍었다. 이 사진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눈으로 보는 것을 대신할 수는 없다. 


창 밖을 보며 생각했다. 우린 편의라는 명목하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볼권리를 막아왔던가. 

앞으로는 다른 손님들이 불편을 호소하지 않는 한 창문을 닫으라고 강요하지는 못할 것 같다.



너가 나에게 선물해 준 소중한 휴식 속에서 가벼운 글하나 남긴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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