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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리 Jan 05. 2023

세상에서 가장 가까웠던 사람과 등을 지다.

#2


그의 외도를 알게 된 건 결혼식을 하고 나서였다.

그가 친해진 여자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개념치 않았다. 그는 사람을 좋아했고, 나는 육아에 너무 지쳐서 그와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했다.

그가 다른 사람, 그게 여자든 남자든 그 사람에게 나한테 얻지 못하는 무언 갈 충족받는다면 어떠리,라고 생각했다.

모든 게 귀찮고 모든 게 힘들었던 그 시간 속에서 나는 그와의 관계에 소홀했다.


그 시간 속에서 그의 행적과 말들은 점점 심해져 왔고, 내가 보고 싶지 않아도 , 내가 듣고 싶지 않아도 그의 떠나간 마음과 주변의 소문들은 내 모든 시간을 어둠처럼 덮쳐버렸다.


그즈음 내가 어떠한 생각이었는지, 또렷이 기억나지 않는다.

외도를 알게 된 나는 미친 여자처럼 그 흔적을 찾으려 했고, 찾을수록 마음이 찢겨 나갔다.

또한 아이를 보고 있는 내 눈에 영혼이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 당시 아이의 모습이 또렷이 기억나지도 않는다.

당시 그 사람은 일이 끝나 퇴근해서 집에 오면 밥을 먹고, 해야 할 일은 해치우는 것 마냥 아이 육아를 했다.

서로 눈을 마주 보지도 않았고 대화도 하지 않았다. 어쩌다 누군가 말을 꺼내면 누군가는 소리쳤고, 누군가는 물건을 던지기도 했다.


어느 날 그는 우는 아이를 안고 나에게 화를 냈고,

 나 또한 아이가 있음에도 소리쳤다.

그리고 죄책감에 이불을 머리에 뒤집어쓰고 울었다.

 


그 여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 여자는 덤덤하게 내 모든 말에 부정했다.

만나지 않겠다는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었으나, 끝이 아니었다. 그는 여전했고, 그 여자도 여전했다.


나는 소송을 준비했고, 그 1년간의 소송은 날 지옥으로 만들었다. 그는 그 여자를 보호했고, 나는 나를 보호해야 했다.

그가 날 사랑해서 했다고 생각했 던 모든 것들을 그는 나의 억압으로 만들어진 상황으로 서술했다.

나는 그것에 아니라고 말하며 동시에 뒤받침 하는 증거를 내야 했다.

사실이 아니다. 사실이 맞다.라는 말에 증거를 적어 내어야 했다.

내가 남편에게 집을 나가라고 했다.라는 대화 내용을 캡처해서 그는 증거자료로 냈다.

(이혼이 외도 때문이 아니라 와이프 때문이라는 걸 증명해 보이려고)

나는 남편이 그 당시에 아이를 험하게 다뤄서 그랬다.라는 내용의 당시 사진과 대화 내용을 증거자료로 낸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 흠집을 내고, 칼 없는 싸움을 1년간 지속했다.


by.nari


* 이 글은 특정 누군가를 지칭하거나, 비판할 의도가 담긴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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