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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네시 녹스빌의 예쁜 집들과 쌀국수

지난 주말에 이곳에서 만난 외국인 친구의 초대를 받아 집에 놀러 갔습니다. 문자로 온 주소를 구글에 입력하니 골프장이 나옵니다. 골프장 안에 있는 집은 많은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곳으로 가격도 비싸다고 이야기 들은 터였습니다.


단지 입구엔 좀 더 크고 럭셔리한 집들이 있고 안쪽으로 들어 갈수록 작은 집들이 나옵니다.

이 친구는 여성으로 스므살 때 베트남에서 단신으로 이곳으로 왔다고 합니다. 이후 8년 동안 네일(Nail) 샵에서 일하며 돈을 모아 이 집을 샀고 지금은 시민권도 얻은 상태라 합니다. 결혼할 베트남 남자 친구와 함께 거주하고 있었는데 그 남자 친구 역시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이곳 테네시 주립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베트남에선 전국 수학경시대회에서 1등 상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입구 쪽 보다 좀 작긴 하지만 제가 거주하고 있는 집에 비하면 훨씬 럭셔리합니다.


미국인 포함 세 쌍의 커플 모임에 우연히 만나 이 모임에 끼게 되었고, 함께 모인 또 다른 친구로부터 그 여성의 월평균 수입이 월 2만 불 정도라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땐 심하게 과장한다 속으로 생각했었는데, 미국 사는 8년 동안 이 집을 구입하고 자신의 꿈인 레스로랑을 열기 위해 필요한 자금의 상당 부분을 이미 모았고 2~3년 후에 오픈 예정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엔 그 말이 진실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야기하면 할수록 이 여성은 참 대단해 보입니다. 그래봐야 이제 스물여덟인데 자신만의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목표를 향해 굳세게 돌진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들로 자신의 삶을 사는 게 아닌 온전히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고 세상을 살고 있더군요. 그러니 제가 무슨 이야기를 하면 자신의 배움이 부족하다 생각해서인지 열심히 듣고 배우려 하며, 자신의 처지나 주어졌던 척박한 환경을 염두에 두지 않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어떻게 성과를 만들어 갈지만 몰두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수영장이 달린 고급 단독 주택 단지에 살며 이러한 여유도 가끔 누립니다. 덕분에 제가 아주 힐링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결국 자신의 삶을 만드는 건 팔자도 아니고 척박한 환경도 아니란 걸 새삼  자각하게 됩니다. 원한다면 자신이 바꾸면 됩니다. 환경도 팔자도...... 자신이 빛날 수 있는 환경을 스스로 찾아내야만 합니다.  이 여성처럼......


이곳의 주택들에 푹 빠졌습니다. 이런 곳에서 살고 싶어집니다. 



평화롭고 아름다운 곳! 새들의 노랫소리를 들으며 잠에서 깨어나 여유로운 자연과 더불어 평화로운 삶을 살며, 싱그러운 물소리 바람 소리와 매일 저녁 멋진 노을을 보며, 삶이 조금은 무료하고 따분할지 몰라도 근심 걱정 없이 한 세월, 보트를 타고 강에도 나가고 낚시도 하고 하면서, 그렇게 잊혀진 존재로 살아도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문득 가격이 궁금해 이 큰집에 거주하는 이곳 주민에게 물어보니 이와 같은 집이 80만 불 정도 한다고 합니다. 2~3년 전엔 50만 불이면 샀는데 최근 많이 올랐다고, 80만 불이면 10억 원 정도로 한국의 대도시 30평대 아파트 가격과 비슷할 것 같습니다. 이 집의 크기는 어림잡아 연건평 150평 정도에 대지 500여 평쯤 되어보입이다.

돈의 가치에 대해 잠시 생각을 해봅니다. 같은 금액 다른 환경, 아파트와 주택, 한국과 미국, 각자의 추구하는 내용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겠지만 모든 사람들이 궁극으로 원하는 것은 행복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면 좀 생각이 좀 쉬워질까요.



거위 가족이 한가로이 길을 건너는 이런 모습도 보며(거위들이 모두 안전하게 건널 때까지 한참을 기다렸습니다. 뒤에 서있던 어떤 다른 차들도 경적을 울리거나 앞질러 가려하지 않았습니다),


고급 베트남 레스토랑을 차리는 것이 목표인 베트남 여성이 집에서 직접 만들어준(육수와 면까지 직접 만들었다 함) 베트남 쌀국수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이 맛이 여태껏 국내외 어느 유명한 쌀국수 집에서도 먹어보지 못했던 아주 훌륭한 맛이었다는 것입니다. 깔끔하며 풍미 있는 깊은 국물 맛과 적당히 쫄깃한 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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