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몇 번 말해서 알 수도 있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의 오랜 꿈은 소방공무원이다.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예전부터 국가와 국민을 위한 일꾼이 되고 싶었다.
그런 공적인 일을 수행하는 사람들 중
소방관인 아버지의 일이 너무 멋있고 숭고했기에
내 가치관에도 잘 부합된다고 생각해 준비했다.
그러다 준비할 때 들었던 생각이 있었다.
구조 대상자와 나 둘 중 하나만 살 수 있는 상황에서
'과연 난 구조 대상자를 택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었다.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상황을 말하자니 낯부끄럽지만
생각보다 많이 일어나는 케이스라고 현직자들과
아버지의 말을 들으니 가벼이 넘길 문제가 아니라
생각했다. 그리고 목숨 걸고 남을 구하는 일이니깐
당연 생각해 볼 상황이라 생각했다.
쉴 때나 집중 안 될 때 혹은 하천을 달리면서 체력 준비할 때 늘 이 생각이 은연중 혹은 의지적으로 떠올려졌다. 수험생이고 의지가 활활 타오르니
'무조건 내 목숨이 다하여도 구조 대상자이지 않을까'라는 섣부른 판단이 늘 승리했다.
헌데 왜 자꾸 이런 생각이 다시 떠오르고 또 떠오르는 건지 찝찝했고 어느 날 그 찝찝함은 현실이 됐다.
우중 런을 하다 하천이 많이 불어서 보통이면 하천 쪽으로 내려가서 뛰어도 될 길은 다 잠기고 위로만 달릴 수 있어서 뛰면서 계속 그 넘실거리는 물살을 보고 뛰는데 또 평소처럼 '구조대상자냐 나냐' 그 생각이
떠오른 거다.
그런데 평소와 다르게 승리한 생각은 멈칫했다.
넘실거리는 물속에 구조 대상자가 살려달라며 외치는 상상이 일어났는데 쉽사리 못 들어가겠는 거다.
원체 물이 무서워 극복해 보고자 군대도 해병대를 가고 나름 수영도 배우고 깊은 물도 수영하고 이함 훈련도 해봐서 극복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던 거다.
돌아와서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내게 자질이 부족한가 내 의지만 앞섰던 건가
내가 뭐가 부족한 거지..
현장이 무서워 대응을 못 하는 대원은 아무짝에 쓸모가 없을 텐데 이 일이 나와 안 맞는 걸까..
하지만 한참 후에 답을 알게 됐다. 그건 바로 내가 아직 수험생이기 때문이라는 결론이었다.
필기, 체력, 면접을 다 거치고 소방관으로서 최소한의 자격도 거머쥐지 않은 사람은 결코 느낄 수 없는
제복이 주는 책임의 무게.
즉, 책임의 무게를 느낄 수 있고 최소한의 자격을 갖춘 제복도 주어지지도 않았고 소방학교에서의 24주간의 기본 훈련과 실무와 직장 교육에서의 전문 교육을 통한 자신감을 아직 경험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그때 얼마나 낯이 부끄러운지.. 합격자들도 현직자들도 아직 그런 상황을 상상하면 결정하기 힘들다는데 자격 요건도 갖추지 못한 내가 그런 상상부터 하고 있자니 정말 꼴사나웠다.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
먼저 내가 통과해야 할 일이 다 순서가 정해진 이유가 있는 것이고 그걸 이행해 나갈 때 가져야 할 마인드와 태도도 순서대로 이루어진다는 걸 알게 됐다.
수험생은 시험을 이길 태도로,
합격하여 현직자가 됐을 땐 갖춘 자격으로 온 마음과 몸과 머리를 사람 살리는 것에 집중하는 거다.
국가와 국민이 안전 위험에 빠진 모습을 보면 정말 상상 이상으로 화가 난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불의나 위험에 빠진 모습에 나서서 때론 맞기도 많이 휘말리기도 했었다.
그런 공감을 바탕으로 소방관이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거 같다.
계속 이런 남모를 거창한 마음으로 지냈는데
이젠 내가 지금 당장 무얼 해야 할지 수순이 정해진 거 같다.
내가 건강해서 남까지 구해야 하는 직업인데
아이러니하게 우선 암에 걸린 나부터 구하게 치료에 집중해야 된다는 걸 알았다.
조바심에 수험공부도 병행했는데 힘든 항암 속에서 끊임없이 봐야 하는 책을 중간에 잠시 못 보게 되니
흐름과 지식이 끊겨 스트레스만 더 받았다.
날 구한 다음 그러고는 몸과 머리를 단련해서 시험을 이겨야 한다.
그리고 나만의 저 거창함을 그때서야 고민하고 실현시켜 봐야겠다.
수많은 순직 소식과 산업 재해, 최근의 큰 사고들 특히 제주항공 2216편 활주로 이탈 사고(무안 공항 참사)
등등 사고는 개개인만이 아닌 그가 몸담았던 가정,
그 가정이 이루는 사회까지 골병들게 만들고
어마 무시한 인력과 물자를 손실케 한다.
안전에 대한 부주의는 실수가 아닌 고의이며,
의도적으로 무시하여 국가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행태가 지금 대한민국에서 무수히 많이 이행되고 있으며 많은 가정이 파탄이 났고 나고 있으며
국가 기반이 흔들린다고 생각한다.
그 속에서 나는 조금이나마 국가 안전 유지에힘이 되는 소방관이 되고.
안전 관련 분야의 공무원이 되고 싶다.
모두들 건강하고 안전한 삶 속에서 꿈과 희망과 재미와 행복과 쾌락과 슬픔 등 모든 감정을 느낄 수 있길
소망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