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의 방향성이 점점 이상해지고 있다.
빨간색과 파란색은 그 자체로도 예쁜 색이다. 그 예쁘고 매력적인 색을 섞으면 더 예쁜 보라색이 나온다.
하지만 그렇다고 온갖 예쁜 색을 다 섞으면 똥색이 된다.
원래 프로젝트의 초기 방향성은 "아이돌 그룹을 위한 정보 전달(예시)" 서비스였다.
온갖 정보를 인공지능이 대신 읽어주고 경쟁 그룹의 현황, 본인 그룹에 대한 이미지, 사람들의 평판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여 향후 활동에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였다.
그래서 아이돌 가수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학습시켰다
하지만 개발 중간 즈음, 타깃이 변경되어 아이돌 팬들을 위한 정보 전달 앱이 되었다.
맞다. 현실적으로 아이돌 그룹 숫자보다는 팬의 수가 몇백배는 많다.
돈을 낼 의지도 팬들이 더 높을 것이다.
그리고 현재,
아이돌 팬에서 연기자, 개그맨을 비롯한 유튜버, 심지어는 그냥 공인에게까지 서비스를 확대하고 싶어한다.
회사(서비스)의 차별점도 색을 조색하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몇가지 색을 적절한 비율로 섞는다면 예쁘고 특색있는 색이 탄생하지만,
이것저것 다 섞어버리면 결국 어두워질 뿐이다.
(다 섞으면 검정색이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냥 검정색에 수렴해가는 것일 뿐이다.)
결국 초기 기획과 시장조사를 잘못했다는 것이다.
상품을 기획하던, 브랜딩을 하던, 서비스 앱을 개발하던 가장 근간이 되는 것은 기획이다.
그리고 그 기획은 시장 및 경쟁사 분석 및 자사 서비스 분석과 같은 사전 조사로부터 도출된다.
물론 더 크고 매력적인 시장을 발견했거나, BM이 보이지 않는다면 개발을 하던 중이더라도
피봇팅을 하는 것이 더 손해를 줄이는 방향힐 수 있다.
지금 개발 중인 서비스 앱은 일종의 버티컬 플랫폼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에이블리, 지그재그도 "옷에 관심이 있는 2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 버티걸 플랫폼이고 크림, 머스트잇은 "명품에 관심이 있는 사람"을 타깃으로 한 버티컬 플랫폼이다.
버티컬 플랫폼 - 특정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음악·쇼핑·교육 등을 세부 분야로 나눠 한 분야에 대해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검색·커머스·커뮤니티 등 중에 한 가지 기능만으로 집중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
가령, 의류시장의 규모는 매우 크다. 현실적으로 모든 타깃층을 아우를 수 없어 진입할 시장을 세분화한다.
온라인인지 오프라인인지, 여성복인지 남성복인지, 유아복인지 기성복인지, 가격대는 어떻게 형성할 것인지 등 내가 나누는 기준에 따라 시장의 규모를 산출해 낼 수 있다.
그렇게 산출된 시장 규모에서 내가 얼만큼의 파이를 점유할것인지를 정한다면 예상 매출액이 나온다. 그러니 시장분석을 잘 한다면 굳이 서비스를 개발하지 않고도 회사의 목표 매출과 비전을 예상할 수 있다. 시장의 파이가 매우 작다면, 이익의 상한선이 정해져있을 것이기에 시장을 변경해야할 것이고, 작더라도 점유율 1위를 할 확신이 있다면 그대로 진행하면 된다.
사람의 생각과 비전은 모두 다르기에 회사의 목표에 직원은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
나는 고용된 직원이기에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것이 의무이다.
그럼에도 바라는 것이 있다면 적어도 대표는 확고한 방향성과 목표를 가지고 있어야하는게 아닐까?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게 맞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