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회사에 질려 퇴사를 결정했다.
많은 고민과, 인내와, 고통과 눈물로 결정한 나의 선택이었다.
그리고 회사 밖의 현실을 조금 차가웠다.
코로나가 사실상 끝난지 2년이 지났고 그 사이에 취업시장은 많이 변했다.
내가 코딩을 배워 신입으로 취업할 쯤에는 개발자가 부족했기 때문에
회사에서는 나의 잠재력을 높이 샀겠으나
이젠 이미 잠재력을 꽃피워 만개한 개발자를 원한다.
나의 커리어는 나의 인생에서 가장 최선의 선택이었으나,
외부의 객관적인 시선으로 볼 때는 그저 그런 사람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니까 나의 100%가 남들의 눈에는 100점이 아니라는 것이 조금은 쓰라렸다.
#1
이 짤이 너무 공감되서 웃을 수 없었다......
날 이끌어줄 사수나, 선임이나, 하다못해 동료 개발자도 없었다.
정말 난 혼자 회사에서 내맘대로 자랐다.
이게 나도차도 벗어나고 싶은 나의 단점이자, 약점이다.
나는 나 혼자 일했고, 나보다 더 나은 코드를 본 적이 없으며, 누가 내 코드를 피드백을 해 준 적이 없다.
1차적으로 동료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었으며,
다음으로는 그 동료가 나와 비슷하거나 우위에 있는 실력을 가져야 가능한 일이다.
#2
최근 한 회사의 사전과제를 진행했고, 탈락했다.
핵심원인은 "테스트코드를 작성하지 않았다"였다.
근데 난 테스트코드를 작성했다.
가이드에 따로 말이 없어서 필수 기능에 대한 테스트코드만 작성한게 문제였는지
혹은 내가 작성한게 사실은 테스트 코드 축에도 안끼는 것인지는 내가 알 수 없지만
그 뒤에 덧붙인 말에 빈정이 상하기도 했고, 작성했는데요?라고 말하기엔
좀 없어보여서 따로 전달하진않았다.
이번 일로 더더욱 궁금해졌다.
컴공 전공자의 코드는 뭐가 다른지, 4~5년차의 코드는 얼마나 깔끔한지,
큰 회사에서는 코드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이건 내가 노력한다고해도 알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억울한 면도 있다.
내가 쓰고 있는 기술이나 언어는 "체득"한 것이다
체득의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면 몸소 체험하여 알게 됨이라고 되어있다.
혼자 일했기에 요구사항을 개발하고, 이슈가 발생하면 스스로 해결해야했다.
그래서 기획안을 꼼꼼하게 체크했고, 기능의 개연성이나 UX 흐름을 그려보는게 습관이 되었다.
개발 역시도 기획이 변경되는 것을 고려하고 구조를 설계했다.
이게 나는 어떠한 이론이 있어서 따라했다기 보다는
내게 효율적인 방안을 찾다보니 알게되었다.
말 그대로, 나는 이해보다는 체득이 먼저였다.
면접 질문 중에서 "CSS방법론에 대해서 설명해달라"라는 것이 있었다.
나는 CSS-in-JS 라던가 CSS-in-CSS의 분류를 물어보는 질문인 줄 알았으나
BEM, SMACSS, OOCSS와 같은 방법론이 있었다..
관련 내용을 찾아보니 내가 사용하고 있는 방법들이었다.
자료구조라던가, 네트워크, 운영체제와 같은 CS적인 분야로 들어가면 더 그런 것 같다.
머릿속으로는 아는데 입밖으로 정리가 안된다.
경력이 쌓일수록 이론적인 지식이 내게는 필요하다.
이래서 선퇴사를 사람들이 말리나보다.
그래도 내가 주력으로 하는 언어에 대해서는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이젠 점점 비주류가 되어가는 React.JS이지만
내가 비전공자이기 때문에 리액트를 기본 이상을 다룰 줄 안다!라는 것을 증명하고자
멘토링도, 수백명을 대상으로 유사 부트캠프를 진행해봤는데 이젠 잘 모르겠다.
마치 타투같다.
비전공자 타이틀을 떼기 위해 계속 증명해야해...